한풀 꺾인 명비 논쟁
<앵커>
우리 대학이 교내에 한국전쟁 참전군 기념비 건립을 추진한 사실이 뒤늦에 알려지며 학내 큰 반발이 일었죠. 대학본부가 뒤늦게나마 구성원 의견 수렴에 나서며 반대 여론은 다소 누그러졌습니다. 하지만 최근 일부 외부 보수단체가 학내에 명비 건립을 지지하는 대자보와 현수막을 게재하는 등, 명비 건립이 이념 논쟁으로 격화될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송채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교수회 및 여러 단과대학의 이름으로 우리 대학 학내 곳곳에 내걸렸던 현수막. ‘졸속한 명비 건립을 중단하고 학내 의견을 수렴하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문제가 된 건 우리 대학이 지난해 9월 국가보훈부와 체결한 ‘6.25 참전 호국영웅 명비’ 건립 업무협약입니다.
사업계획안에 따르면, 이곳 새벽뜰에 가로 9m, 세로 3.4m 규모의 명비가 세워질 예정이었습니다. 캠퍼스 내에 호국영웅 명비를 세우면, 국립대학 중 우리 대학이 최초가 됩니다.
그런데 해당 소식을 뒤늦게 접한 교수회를 시작으로 학내외 파장이 거세진 겁니다. 곧이어 열린 대학평의원회에서는 명비가 학문의 전당인 캠퍼스의 상징성을 훼손할 수 있으며, 공적인 검토가 부족하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됐습니다.
[우리 대학 물리학과]
“학문과 교육을 탐구하는 장소인 물리관 앞에 교육적 가치를 훼손할 가능성이 큰 명비를 건립하는 건 반대한다”
학내외 구성원 사이 논란이 커지자, 우리 대학은 명비 건립을 일시적으로 연기하고 뒤늦게나마 학내 구성원 의견 수렴에 나섰습니다. 다만 명비 건립 자체는 이변없이 추진할 것이란 입장. 오는 6월에서 7월 중으로 교수회 추천인을 포함해 ‘캠퍼스 기획 위원회’를 다시 열고 명비의 건립 위치, 디자인, 규모 등 전반적인 사안을 다시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용재/ 우리 대학 교수회장]
"대학본부에서 논의 의사를 내비친 점은 바람직하다"
교수회는 대학본부의 의사에 수긍했지만, 일각에선 여전히 학생들의 여론이 반영되지 않은 결정이란 지적도 나옵니다. 한국비정규교수노조 부산대분회 측은 “여전히 학생 여론은 반영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고, 우리 대학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도 학생 여론 수렴 절차는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편 명비 건립을 두고, 보수단체가 학내에 명비 건립을 지지한다는 현수막을 게재하면서 해당 논쟁이 학내외 정치적 이념 논쟁으로 격화될 가능성도 보이고 있습니다.
PUBS뉴스 송채은입니다.
취재 : 정윤서, 황주원 기자
촬영 : 송채은 기자
편집 : 송채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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