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 도서관, 최재천 교수 초청
-양심을 필요로 하지 않는 행태 지적
-"정의로운 사회는 공평에 양심 더해야"

“양심 없는 공정은 치졸한 공평에 불과하죠.” 학문간 융합을 토대로 과학의 대중화에 앞서고 있는 생태학자 최재천 교수가 생태학적 통찰과 진화론적 시선을 토대로 ‘양심’이라는 가치가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핵심이라 역설했다.

지난 8월 13일 우리 대학 새벽벌도서관 새벽마루에서 '저자와의 만남'을 진행한 최재천 교수. [우리 대학 도서관 제공]
지난 8월 13일 우리 대학 새벽벌도서관 새벽마루에서 '저자와의 만남'을 진행한 최재천 교수. [우리 대학 도서관 제공]
지난 8월 13일 우리 대학 도서관이 주최한 '저자와의 만남'에서 최재전 교수가 강연하고 있다. [부산대 제공]
지난 8월 13일 우리 대학 도서관이 주최한 '저자와의 만남'에서 최재전 교수가 강연하고 있다. [우리 대학 도서관 제공]

우리 대학 도서관은 이화여대 석좌교수이자 생명다양성재단 이사장인 최재천 교수를 초청해 올해 세 번째 ‘저자와의 만남’을 지난 8월 13일 새벽벌도서관 새벽마루에서 열었다. 동물행동학과 진화생태학을 연구하며 우리 사회에 필요한 가치를 전해온 최 교수는 △‘양심’ △‘최재천의 희망 수업’ 등 다수의 에세이를 저술하고 유튜브 채널 ‘최재천의 아마존’을 운영하며 대중의 인기를 얻고 있다. 이날 강연장에는 200여 명이 참석했고 온라인 중계도 이뤄졌다.

최 교수는 강연의 서두에서 “공정이라는 말이 난무하는 시대지만, 정작 양심이라는 단어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양심은 불어도 꺼지지 않는 마음속의 촛불”이라며, 공정이란 단순한 형식적 평등을 넘어선 ‘따뜻한 배려’로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그는 야구장 비유를 들었다. 키가 다른 세 사람이 야구 경기를 보기 위해 같은 높이의 의자를 받는다면, 키 작은 사람은 여전히 경기를 보지 못한다는 예시다. 그는 “진짜 공정은 키가 작은 사람에게 의자를 하나 더 주는 일”이라며, “공평에 양심이 더해져야만 정의롭고 아름다운 사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진화론에 대한 오해를 짚었다. 평생 찰스 다윈의 진화론을 연구해온 그는 “다윈은 싸우고 이겨야 살아남는다고 얘기한 것이 절대 아니다”라며 ‘적자생존’을 지나친 경쟁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왜곡하는 사회적 통념을 비판했다. 오히려 꽃과 곤충의 공생처럼 자연은 협력으로 진화해왔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양심’이라는 단어의 사회적 부재에 대한 진단도 있었다. 최 교수는 “예전엔 ‘양심에 털 난 놈’ 같은 표현이 흔했다”며 “미국에서 15년간 생활한 뒤 돌아와 보니 ‘양심’이라는 단어 자체가 잘 쓰이지 않더라”고 말했다. 이는 단순한 언어 변화가 아니라, 사회가 양심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된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그는 분석했다.

그는 직접 양심을 실천한 사례도 소개했다. 과거 그는 ‘동강댐 건설 반대 운동’에 참여하며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 편지를 신문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또한 불법쇼에 이용되던 남방큰돌고래 ‘제돌이’를 제주 앞바다로 돌려보낸 일화에 대해 “내가 태어나서 한 일 중 가장 뿌듯하게 여기는 일”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자신의 저서 '양심'의 서문에서 언급한 “차마, 어차피, 차라리”를 다시 인용하며 “이 세 단어가 바로 내 삶의 방향성과 행동의 동기였다”고 강조했다.

강연에서는 관객을 대상으로 한 사전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한 참석자가 “항상 미리 준비하는 삶을 어떻게 사느냐”고 묻자 그는 “하버드 기숙사 사감을 하며 철저히 준비하는 삶의 방식을 배웠다”며 “시간은 누구에게나 24시간이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면 여유도 생기고 실수도 줄어든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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