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터 못 빌리는 학생회 '발등의 불'
우리 대학에서 각종 행사나 축제가 열리는 대표적인 장소를 꼽으면, 바로 시월광장 넉넉한 터, 즉 넉터죠? 그런데 앞으로는 이 넉터에서 단과대학들의 행사를 찾아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단과대학 행사의 넉터 사용이 본격적으로 불투명해진 건, 지난 학기부터인데요. ‘부산대학교 시설관리 및 사용허가에 관한 규정’에 따라 대학본부가 공대와 인문대를 제외한 14개의 단과대학에서 단독 행사에 넉터를 활용할 수 없도록 제한을 둔 겁니다. 그 이유는 넉터 인근에 있는 공대와 인문대에서 반복적으로 소음 민원이 있어왔기 때문. 학생들의 학습권을 위해 어쩔 수 없는 방침이란 거죠.
문제는 넉터를 대신할 마땅한 공간이 없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지난 학기, 사회대와 사범대 출범식은 넉터를 사용하지 못해서, 각각의 학과 건물 앞 도로에서 열렸는데요. 공간이 좁아서 학생 불편이 컸습니다.
[A 씨/영어교육학, 23]
“넉터에서 할 때는 단과 내 각 학과마다 특색 있는 부스를 열어서 즐길 수 있었는데, 좁은 길에서 진행하다 보니 부스도 열지 못하고 멀리서 보이지도 않는 문제가 있었다."
결국, 당장 오는 학기 축제 공간 마련을 두고 단과대학 학생회들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일반 학생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
[조기성/ 기계공학, 18]
"예전부터 학생 공용의 장소였는데, 그곳을 특정 단과대가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 생각한다"
넉터 대관 제한 기준이 불합리하단 지적도 나옵니다. 넉터 인근에 있는 제6공학관의 정보컴퓨터공학부 학생들도 인문대와 공대처럼 소음 피해를 겪는데도 넉터를 대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공론장’이라는 넉터의 상징이 무색하게, 본부가 학생 의견을 수렴하려는 시도도 없이, 제한을 결정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에 우리 대학 총학생회는 단과대학 학생회의 의견을 취합해 대학본부측과의 논의를 공식 요청한 상황입니다.
다만 대학본부 측은 넉터 이용 제한 결정이 번복될 일은 없을 것이란 입장을 완고히 내비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대로 가면 학생 공간으로서의 상징성이 크게 퇴색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 학생들의 공론장인 넉터를 둘러싼 논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부산대 학생이라면 꼭 픽 해야할 뉴스, 채Pick 김성린이었습니다.
취재 : 송민수 기자
진행 : 김성린 기자
구성 : 김성린 기자
영상 : 이현수 기자, 안지효 기자,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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