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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경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렸어요. 이에 각국의 정상들이 한국을 방문했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 29일 6년 만에 우리나라를 찾아 이재명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가졌어요. 지난 8월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 이후 약 두 달 만에 열리는 정상회담이었다고.
이번 회담에서는 어떤 말들이 나왔어?
이번 정상회담의 최대 관심사는 지난 7월 큰 틀의 합의 이후 지지부진하던 관세협상을 마무리 지을 수 있을지 여부였는데요. 3,500달러(약 498조 원)의 대미 투자와 관련한 입장차를 좁히며 극적으로 관세협상을 마무리 지었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얘기가 나왔는지 살펴보면:
투자는 연간 200억 달러까지만 할 거야 :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중 2,000억 달러는 현금으로, 나머지 1,500억 달러는 한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에 투입하는 방식으로 합의했어요. 다만 연간 투자 상한액을 200억 달러로 설정해, 투자 기간을 최소 10년 이상으로 늘려 투자 부담을 덜었는데요. “3,500억 달러는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의 83%에 달하는 만큼 일시불로 투자하면 한국 경제가 위험할 수도 있어!” 하며 우리나라 정부가 주장한 것이 설득했다고. 대신 투자 수익은 원리금 상환 전까지 양국이 절반씩, 이후에는 미국이 90%를 가져가기로 했어요.
조선업은 한국 기업이 이끌어 갈게 :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에 쏟아붓는 1,500달러는 한국 기업이 주도적으로 추진하도록 합의했어요. 여기에는 한국 조선 기업의 대미 직접투자뿐 아니라 금융기관의 보증 지원도 가능하게 합의했고요.
자동차 관세 25% → 15% :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매기던 관세는 25%에서 15%로 낮췄어요. 이는 국산 자동차와 경쟁하는 일본∙유럽연합(EU)과 같은 수준이라고.
그 밖에도 반도체에 대한 관세도 핵심 경쟁국인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도록 적용하기로 약속했고, 의약품∙목재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불리하지 않은 대우(=최혜국 대우)를 받기로 했어요. 항공기 부품과 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천연자원, 복제약 의약품 등에는 관세를 매기지 않기로 했고요.
산업별로 반응은 어때?
산업별로 조금씩 반응이 달랐지만, 대체적으로는 이번 협상을 반기는 분위기였어요:
한숨 돌린 자동차 업계 : 협상이 늦어지면서 경쟁국보다 높은 관세 부담하던 자동차 업계는 한숨을 돌렸어요. 현대차·기아는 관세가 15%로 낮아지면, 25% 관세가 유지될 때보다 연간 약 3조 1,000억 원의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거라 기대해요.
조선 업계도 환영 : 마스가의 구상이 윤곽을 드러내자, 조선 업계는 환영의 뜻을 밝혔어요. 마스가를 한국 기업이 이끌어나갈 수 있는 데다, 조선업 관련 1,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에도 보증 방식을 활용할 수 있어 기업들의 현금 투자 부담이 줄어들었거든요.
안도한 반도체 업계 : 반도체 업계도 최대 경쟁국인 대만과 같은 조건으로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약속받으며 안도했다고.
철강 업계는 여전히 시무룩 : 반면 철강 업계는 여전히 50% 고율 관세가 유지돼 아쉬움을 삼켰어요.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후속 보완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협상 타결 소식에 원∙달러 환율도 안정을 되찾았는데요. 1,430원대에 달하던 환율은 오후 7시 무렵부터 급락해 1,410원대까지 내려왔다고.
그럼 협상은 잘 된 거야?
이정도면 선방했어! : 한국 경제가 일단 큰 고비를 넘겼다는 분위기예요. ‘연간 200억 달러’ 한도를 지켜내면서 외환시장 충격 우려도 덜고, 약 400억 달러의 이자 절감 효과도 봤기 때문.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와 자동차도 경쟁국과의 경쟁에서 불리하지 않도록 합의를 끌어낸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다고.
부담이 될 수도 있어! : 다만 한국 경제 규모를 고려하면 장기적으로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해요. 매년 약 30조 원이 미국으로 빠져나가는 만큼, 국내 외환시장과 산업에 충격이 없을 수 없다는 것. 일본·EU산 자동차와 동일하게 15% 관세가 적용되는 점도 그동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혜택을 통해 누려온 우리나라 입장에선 아쉬운 점이라고.
+ 트럼프: “한국 핵추진 잠수함, 진행시켜!”
트럼프는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을 만들 수 있도록 승인한다고 발표했어요. 이재명 대통령은 “핵추진 잠수함의 연료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결단해 주시면 좋겠다” 요청했는데, 하루 만에 화답한 것. 핵추진 잠수함은 원자력 발전 기관을 동력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잠항 능력이 뛰어나요. 때문에 김영삼 정부 때부터 추진해 왔지만, 기술적 한계와 미국의 반대로 지금까지도 현실화하지 못한 우리 군의 숙원사업이었는데요. 드디어 실현되는 것. 핵추진 잠수함은 미국 필리조선소에서 만들 예정인데, 미국의 기술을 받아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에요.
+ 6년 만에 열린 미중 정상회담: “희토류 수출 통제 풀게!” vs “관세 내릴게!”
트럼프는 지난 10월 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6년 만에 만나 미중 정상회담을 가졌는데요.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를 1년간 유예하기로 했고,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던 관세를 57%에서 47%로, 10%P 낮추기로 하면서 합의했어요. 덕분에 미중 무역전쟁이 더 심각해지는 걸 막았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