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밑 휴게공간 3여년간 그대로
-컨테이너 박스에 마련된 휴게실
-샤워실 없고 화장실 무너진채 방치
'부대신문’은 지난 2019년 8월, 부산대학교 노동자들의 근무환경을 취재했다. 서울대 청소 노동자가 에어컨도 창문도 없는 한 평짜리 휴게실에서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뒤에 이뤄진 취재였다. 취재 결과 우리 대학의 새벽벌 도서관과 중앙도서관 미화원 휴게실에 환풍기가 없었고, 새벽벌 도서관 미화원 휴게실 중 1곳은 계단 밑에 있어 노동자들이 소음으로 불편함을 겪고 있었다. 금정회관 조리사들의 휴게실은 임시 공간으로, 고용노동부가 제시한 1인당 최소 면적인 6m²를 확보하지 못한 것뿐만 아니라 땀을 흘리는 직업임에도 샤워 시설이 마련돼있지 않았다. 2년 7개월이 지난 지금, 우리 대학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은 얼마나 변했을까.
먼저 새벽벌 도서관과 중앙도서관을 찾아갔다. 새벽벌 도서관은 현재 1층 리모델링 공사를 하면서 기존에 계단 밑에 있는 미화원 휴게실을 다른 장소로 이전 하는 공사를 진행 중이다. 새벽벌 도서관 관계자는 리모델링 후 공기청정기를 비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앙도서관 미화원 휴게실은 여전히 계단 밑에 있었다. 냉난방 시설이나 장판을 설치하는 등 개선된 부분도 있지만, 소음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이에 도서관 관계자는 “미화원분들의 편의를 돕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여건상 다른 곳으로 휴게실을 옮기는 것은 현재 상황으로는 어렵다”고 말했다.
부산대 지하주차장에서 일하는 미화원 또한 휴게실이 주차장에 있어 큰 소음으로 여전히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또한 호흡기로 매연 등 유해인자가 인체에 들어올 수 있어 건강에 좋지 않은 환경이었다. 지하주차장 미화원 김 모 씨는 “조용해야 제대로 쉴 텐데 너무 큰 차들이 내는 소음 탓에 편하게 쉴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지하주차장의 휴게실은 이전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고 전했다.
휴게실이 없던 금정회관의 일하는 조리사들은 현재 컨테이너 박스에서 쉬고 있다. 없는 것보다 나은 가건물이지만 컨테이너 박스 덕에 조리사들은 휴게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샤워실이 없는 등 열악한 환경은 여전했다. 금정회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몇 년째 재정 상황이 좋지 않다”며 “2019년부터 매년 적자가 나는 상황이라 모든 사람의 요구사항을 들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심지어 천장이 무너진 1층 화장실은 몇 달간 조치가 없이 폐쇄됐다. 금정회관 조리사들은 “일하다 화장실에 가려면 2층 화장실로 가야한다”며 불편함을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고용부가 정한 휴게시설 기준이 노동자들의 건강과 직결돼 있다고 강조한다. 고용부가 제시한 기준이 노동자 권리를 보호하는 최소한의 조건인 셈이다. 대학회계 노조 김전기 부산대지부장은 “하루빨리 노동자들의 처우가 개선되고 그들의 불편함을 없애 인간답게 일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앞으로 여러 회의에서 미화원들의 복지를 위해 불편사항을 접수해 개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