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협동조합 '이유' 최재영 이사 인터뷰
-"장애인·노인·어린이 모두가 교통약자
-배리어 지도·앱 운용 등 노력하면
-모두의 이동 자유로울 수 있어"

우리 대학 장애학생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민단체를 만나 우리 대학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할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지난 524일 사회적협동조합 이유의 최재영 이사를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부산 교통약자의 이동권 문제를 디자인 측면에서 정보 시각화로 접근하는 이유는 우리 대학 배리어 지도 제작도 주도했다. 이유는 교통약자에게 이동의 자유를 제공하겠다는 뜻이다. 인터뷰 진행은 이유에서 현장실습한 이건호(통계학과, 17) 씨가 도왔다.

사회적협동조합 '이유' 단체사진. [사회적협동조합 '이유' 제공]
사회적협동조합 '이유' 단체사진. [사회적협동조합 '이유' 제공]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우리가 만들고 있는 '이동의 자유맵'은 휠체어 사용자들의 이동에 불편함이 없도록 휠체어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이다. 휠체어 사용자의 이동경로와 배리어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관리해 맞춤형 최적 경로 알고리즘을 개발 후 휠체어 사용자 맞춤형 길 안내 서비스를 제공한다. 배리어에 해당되는 지역과 주소를 입력하고 사진을 찍은 후, 배리어 유형을 상세히 체크해 업로드하면 어플 지도에 표출이 되어 휠체어로 접근 가능한 안전한 길을 안내한다.

교통약자의 권리 보호를 주장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회사 설립을 하게 된 결정적 이유는?

-장모님께서 거동이 불편하셔서 장애인 택시 '두리발'을 이용하신다. 어느날 장모님이 장애인 콜택시는 타기도 너무 어렵고 불편하다고 하소연 하시더라. 실제로 확인해 보니 오후 8시에 차를 불렀는데 차가 다음 날 새벽 4시에 오면서 차가 오기까지 8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그때 교통약자의 이동권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이동권 사업에 뛰어들게 되었다.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문제는 장기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그렇다면 이동권 문제가 점차 나아지고 있는가?

-우선 교통약자라는 말이 생소하게 느껴지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교통약자는 장애인만을 칭하는 것이 아니다. 법률에 임산부, 영유아 동반자, 어린이, 65세 이상 노인 그리고 장애인 이렇게 다섯 부류가 교통약자라고 명시되어 있다. , 누구든지 교통약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과거에 비해 현재 이동 관련 인프라 및 시스템이 많이 개발되어 왔고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어 더 나아졌다고 말할 순 있겠지만, 교통약자분들께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 위해 더욱 고도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아까의 두리발 대기 시간이 비현실적으로 오래 걸리는 점은 지역 내 복지관에 있는 장애인용 차량을 통합 관리해 차를 호출하면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차량이 배차되도록 하는 방식의 "데이터 기반 승차 공유 플랫폼"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유 사회적협동조합에서는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나?

-대부분의 교통약자 대상 이동 서비스는 예약제 수동 배차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에는) 호출이 들어오면 수기로 연습장에 적어가면서 업무 수행이 끝난 기사님을 배정하고 차량운행의 거리나 목적지를 관리하지 못하고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클라우드 기반 빅데이터를 활용해 서비스 접수와 배차가 자동으로 이뤄지는 승차공유플랫폼을 개발했다. 자동배차시스템은 이용자와 차량의 현재 위치와 운행경로를 계산해 적합한 차량을 바로 매칭해 배차하기 때문에 버려지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이를 통해 이용자는 대기시간 감소를, 차량은 공차시간을 줄일 수 있고, 운영기관 또한 배차 운영면에서 효율성을 가져올 수 있게 됐다.

-이 외에도 SK텔레콤과 함께 스마트시티 부산 중증장애인 출퇴근 지원 시범사업인 '착한셔틀'을 운행 중이다. '착한셔틀'은 도움 없이는 대중교통이 어려운 중증장애인 출퇴근 안전과 효율적인 시간 관리를 위해 자택 앞에서 근무지까지 셔틀버스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사회적협동조합 '이유'가 문제 해결을 위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회적협동조합 '이유' 제공]
사회적협동조합 '이유'가 문제 해결을 위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회적협동조합 '이유' 제공]

캠퍼스 내 학생들의 이동권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어쩔 수 없는 지형적 특성으로 경사, 턱 등의 배리어가 존재하는 점은 유감이지만 배리어프리에 열정적인 학우분들이 지속적으로 활동해주신다면 개선이 될 것이라 믿고 있다. 또한, 부산대학교 장애학생지원센터의 도움을 통해 장애가 있는 학생들에게 학습권이 보장된다는 점도 인상 깊었다.

그렇다면 정말로 배리어 프리를 위해서는 어떠한 부분이 가장 먼저 개선해야 하나?

-많은 사람들이 배리어라는 개념에 생소하기 때문에 배리어의 기본적인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사실 비장애인들은 이동에 제약이 없기 때문에 배리어를 배리어로 인지조차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따라서, 본인이 이동이 불편한 당사자라고 인식을 하고 일상생활 중 배리어를 인지하는 것부터가 가장 먼저 개선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아무래도 일을 하다보면 장애를 갖고 있는 시민들을 많이 만날 것 같다. 그들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있다면?

-제일 아직도 기억에 남는 말이 "이유가 꿈꾸는 세상이 빨라야 10년 혹은 20~30년은 기다려야 할 수도 있을 거 같다. 하지만 내가 이유가 꿈꾸는 세상이 현실이 된 세상에서 단 하루만이라도 살 수 있으면, 그 하루가 내 평생과 같은 그런 값진 시간이 될 거 같다"는 말이었다. 그 분께서 "이유가 힘들다는 것 나도 다 안다. 그런데 당신들만의 꿈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꿈이라고 생각하고, 지치지 않고 나아갔으면 좋겠다"는 말씀도 해줬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힘들다고 말하면 안 되는구나. 이렇게 많은 분이 많이 응원해 주고 계시는구나. 지치지 말고 더 힘내서 더 달려가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끝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선 이동권에 관심을 가져주신 부산대학교 학생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혁신은 우리 사회 구성원이 가지는 관심과 의문에서 시작한다. 조금씩 축적되는 이동권에 대한 관심이 부산대학교를 넘어 우리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어 모두가 이동이 자유로운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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