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비 수입 4년간 일천만 원 감소
-지난해 처음 수입 대비 지출 넘어서
-미납자 70% "납부 혜택 체감 안 돼"
-총학, 납부율 제고 방안 마련 중
지난해 우리 대학 학생 10명 가운데 6명이 학생회비를 내지 않으면서 학생 자치에 빨간불이 켜졌다. 학생회비 지출이 수입을 넘어선 것은 이례적인 일로 최근 5년 중 지난해가 처음이다.
우리 대학 총학생회(총학)에 따르면 우리 대학 학생회비 납부율이 계속해서 줄고 있다. 우리 대학 학부 학생회비 수입금은 2018년 32,946,000원에서 2022년 22,239,000원으로 총 10,707,000원 감소했다. 납부 인원은 2018년 10,982명에서 2022년 7,413명으로 3,569명이 줄었다. 납부율은 전체 학생의 51.9%(2018년)에서 38.4%(2022년)로 4년간 13.5%p 하락했다.
지난해 학부 학생회비 지출은 수입을 뛰어넘었다. 최근 5년을 통틀어 지난해가 처음이다. 총학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수입 대비 지출 비율은 127.41%로, 수입보다 지출이 600만 원가량 많다. 이월금 및 기타 수입을 포함하지 않은 금액이기에 총학 운영에 적자가 났다고는 볼 수 없다. 다만 순수 학생회비 수입금만으로는 총학 운영이 힘든 실정이다.
총학은 저조한 학생회비 납부율을 두고 학내 사업의 자율성이 흐려지는 것을 우려한다. 다른 재정에 비해서는 학생회비 지출이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이다. 총학은 학생회비를 비롯해 정부 재정지원사업과 대학 회계의 보조를 받아 사업을 진행한다. 기타 재정 사용 시 지원 단체의 이해관계를 반영한 사업이 불가피하지만 학생회비는 그렇지 않다. 현재 총학은 학생회비로 학내 단체 지원을 비롯해 각종 행사 경품 및 특강 강사료 등으로 지출하고 있다.
학생회비 미납자들은 학생회비 납부로 돌아오는 직접적인 혜택을 체감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채널PNU>는 지난 2월 2일부터 15일까지 우리 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165명 참여)에서 학생회비 미납자 표본(95명) 중 75.8%의 인원이 해당 사유를 미납 사유로 뽑았다. 이외에는 ‘학생회 주최 행사 참여가 드물어서’(42.1%), ‘미납 제한 사항이 적어 납부 필요성을 못 느껴서’(36.8%), ‘재정 운영의 투명성이 의심스러워서’(26.3%)의 사유가 뒤를 이었다. 설문조사 참여자들은 “내는 가격보다 적게 혜택을 받는 게 현실”이라며 “내면 호구라는 인식이 강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요섭(국어교육, 20) 총학생회장은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사업 중 학생회비 납부자의 혜택 수혜 대상을 일정 비율 이상 확보하는 방안은 고려 중”이라며 “다만 미납자에 대한 제한 사항을 추가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우리 대학이 채택한 납부 방식과 금액에 대한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설문조사 결과 85.5%가 현행 제도에 대해 만족했다. 납부 인원(70명)의 58%는 납부 사유에 대해 ‘금액 부담이 크지 않아서’를 선택했다. 우리 대학의 학생회비는 학기당 2만 원 내외로 등록금 납부 기간에 함께 납부한다. 인근 타 대학(△부경대 △동아대 △동의대)의 경우 4년 치 학생회비를 신입생 때 한 번에 납부하는 방식으로 10~20만 원대의 금액 부담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학생 자치에 관해 관심을 두고 학생회비를 납부하는 경우도 있었다. 설문조사 결과 ‘학생 자치 활동 증진을 위해서’를 납부 사유로 택한 인원도 40%에 달했다. 설문 참여자는 “학생회비를 향한 부정적 의견들은 결국 소속감의 문제”라며 “학생회가 비상대책위원회로 운영되는 등 학내 자치활동과 의견 표명 및 단결에 대한 필요를 못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우리 대학 총학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로 운영됐고 올해 총학은 투표율 저조로 투표 기간 당시 하루 지연 개표했다.
총학은 올해 공약 사업 진행으로 학생회비 지출 가능성이 높은 만큼 납부율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 총학은 △학생회비 납부 관련 홍보 자료 제작 △학생회비 납부자 대상 경품 추첨 기회 확대 △학생회비 납부자 대상 각종 혜택 제공 계획 을 전했다. 김 회장은 “원활한 학생사회의 운영과 다양한 문화 행사, 각종 사업 추진을 위해 학생회비는 정말 중요하다”며 “납부 체감률 증가와 함께 전체 단위 학생회비 교육 및 감사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학생 사회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