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PNU 주최 글로컬대 좌담회
-부산대 김요섭 총학생회장
"노력이 결과로 돌아와 기뻐"
-부산교대 방인성 비대위원장
"시원섭섭··· 앞으로가 더 중요"

글로컬대 최종 선정(채널PNU 11월 13일 보도)으로 우리 대학과 부산교대의 통합은 실무적인 절차만을 남겨놓고 있다. <채널PNU>는 양교의 통합이 기정사실화되기까지 학생 대표로 참여한 이들을 만나 반년간의 여정을 돌아보는 ‘글로컬대30 관련 부산대-교대 학생 대표 좌담회’를 열었다. 지난 11월 17일 우리 대학 문창회관 3층 부산대언론사 세미나실에서 열린 좌담회에는 글로컬대 본지정을 위해 우리 대학에서 발족한 TF 1분과에 참여한 부산교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방인성(윤리교육, 21) 비대위원장과 모든 분과에 참여한 우리 대학 총학생회 김요섭(국어교육, 20) 총학생회장이 참석했다.

지난 11월 17일 열린 부산대-교대 학생대표 좌담회. [최선우 기자]
지난 11월 17일 열린 부산대-교대 학생대표 좌담회. [최선우 기자]

△양 대학이 글로컬대 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소감이 어떤가.

-부산대 김요섭 회장(김 회장): 우리가 들인 노력이 결과로 돌아온 것 같아 사실 기분이 정말 좋다. 총학생회는 기존 공약 사업도 멈추면서 글로컬대에 총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특히 학교의 발전과 중장기적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 있어서는 학생들이 함께한다는 느낌을 받아 뿌듯했다.

-부산교대 방인성 위원장(방 위원장): 다 끝나고 나니 약간 시원섭섭하면서도 앞으로가 더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사업 초창기 교대는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많은 반대를 해왔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정보를 숨기고 학생들은 다가오는 변화를 두려워했다. 그러나 중반으로 접어들며 전략위원회의 학생들이 직접 이야기를 하고 반영이 되는 모습을 보면서 사업 초창기도 이렇게 진행이 됐다면 교대 학생들도 긍정적으로 힘을 실어주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글로컬대에 최종 선정된 지금, 각 학내구성원들의 반응은 어떤가.

-방 위원장: 학생들에게 여전히 불신이 남아있는 것 같다. 교대 총동창회의 반발도 여전하다. 지난 반대의 시간들 때문도 있고 결국은 교대가 부산대 안으로 들어가는 거니까 교대의 정체성이 사라진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총동창회 분들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앞으로의 사업 내용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 있다면 교대와 부산대의 시너지를 통해 발전적인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김 회장: 대체적으로 우리 대학 학생들은 최종 선정 소식에 놀란 반응이 크다. 비공식적이지만 우리 대학은 글로컬대 선정 대학 중에서도 성적이 좋은 편이다. 원활히 거두고 있는 성과에 비해 반응이 적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한다.

△통합 과정에서의 의견수렴 과정을 평가한다면?

-방 위원장: 통합 구상 초반 두 학교 측의 일방적인 의견 수렴이나 무응답의 대처는 학생들의 분노를 키우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예비지정을 기점으로 학교는 학과의 학년별 대표자들을 모두 모아 의견 수렴을 거치는 등 학생들을 다양하게 만나려고 적극적으로 시도했다. 다만 실습이 많은 교대의 특성상 더 많은 학우들을 만나지 못한 점은 여전히 아쉽다.

-김 회장: 의견 수렴 계획은 기획처와 제가 같이 세운 것이라 스스로에게 하는 평가인 셈이다(웃음). 사실 TF 출범 이후 기간이 약 한 달 반으로 너무 짧다 보니 다양한 의견을 수렴 받기가 촉박했다. 그럼에도 총 100회의 의견수렴을 이뤘다는 건 많이 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앞으로 못했던 설명과 세부 사업에 대한 안내는 더 필요하다고 본다.

부산교육대학교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방인성(윤리교육, 21) 비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최선우 기자]
부산교육대학교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방인성(윤리교육, 21) 비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최선우 기자]
우리 대학 총학생회 김요섭(국어교육, 20) 총학생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최선우 기자]
우리 대학 총학생회 김요섭(국어교육, 20) 총학생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최선우 기자]

△부산대는 통합에 대한 학생 반대가 예비지정 이후에도 과반을 넘었는데 이는 어떻게 해석했나.

-김 회장: 지난 9월 13일 실시했던 설문 결과 반대 60%에 찬성 40% 정도가 나왔는데, 보통 사안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설문 참여도가 낮은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 정도 수치도 찬성이 많이 나왔다고 봤다. 반대 이유를 살펴보면 사업을 정확히 몰라서 반대하는 분도 꽤 있었다. 그리고 설문조사에서 제안 주신 의견들은 대부분 사업화해 계획에 반영했다.

△구체적으로 학생들의 어떤 요구를 사업 계획에 반영했나.

-김 회장: 우리 대학 사범대와 교대 모두 교육 실습에 대해 부족함을 느끼고 있었다. 이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두 가지 사업이 들어갔다. 첫 번째는 ‘소나기 학교’다. 이는 사범대에서 해오던 것으로 가상의 학교를 만들어 교육과정을 재편성한 뒤 중고등학생들에게 교육 기부를 하는 사업이다. 교대에서도 같은 시기에 초등학생 대상 소나기 학교를 열고자 한다. 소나기 학교엔 업무 행정 시스템도 있어 양 대학 총학생회장이 교장으로 만나 업무 협의도 하고 예비 교사로서의 경험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교차실습제도다. 초등 고학년을 가르치는 교사는 중학교 교육과정을, 초등 저학년을 가르치는 교사는 유치원 교육과정을 알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교대, 사범대는 다른 급 간의 교육과정을 배우지 않는다. 따라서 1~2주 정도 교대는 중학교와 유치원을, 사범대는 초등 고학년 수업을 교차 실습하며 빈틈을 채울 것이다.

△학생 대표로 사업을 진행하며 학생 의견을 결집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은데.

-방 위원장: 교대의 경우는 90%가 넘는 학생들이 타지역에서 온 학생들이라 방학 때는 거의 학교가 비어있다. 학생이 없는 상황에서 학생들에게 뭔가 설명을 하고 의견을 받고 한다는 것 자체가 물리적으로 너무 큰 어려움이었다.

-김 총학생회장: 글로컬대 사업이 교대 통합에 포커스가 맞춰지면서 비사범대 학생들의 관심이 덜했다. 다른 분과도 다 중요한 사업들인데 학생들의 관심이 없으니 반영할 의견이 많이 부족했다. 거의 없다시피 한 의견을 모아 말 그대로 쥐어짜 내다보니 다른 분과 사업 진행이 녹록치 않았다.

△개인적인 어려움은 없었나.

-김 회장: 올해 회장을 맡으며 만든 제1원칙은 워라밸(WORK & 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이었다. 그런데 글로컬 사업 공고가 뜨고 나서부터 자정 전에 귀가한 것이 손에 꼽는다. 힘들었던 시간 때문인지 글로컬대 최종 선정 보도를 볼 때 눈물이 나오더라.

-방 위원장: 마찬가지로 학교와 집이 5분 거리인데도 주말에 겨우 집에 들어갈 정도로 사무실에 붙어있었다. 이 사업으로 겪을 교육에 대한 변화도 두려웠다. 교육은 정말 보수적이다. 교대의 교육과정이 30년 동안 안 바뀐 것만 봐도 그렇다. 스스로도 처음엔 이 변화를 막아야 한다고 생각해 계속 반대했었다. 그렇기에 TF에 함께한 결심 자체가 도전이었다.

△사업을 진행하면서 재밌는 에피소드 같은 것도 있었을 것 같다.

-김 회장: 양 대학 총장님과 기획처장님, 부산시 경제부시장님 그리고 우리 회장단까지 10명 정도가 서울로 최종 선정을 위한 면접을 보러간 적이 있다. 당시 보안이 너무 삼엄해 점심을 먹어야 하는 상황에서 호텔 로비도 못 들어가고 있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총장님하고 경제부시장님하고 다 같이 길에 서서 샌드위치를 나눠 먹은 기억이 난다.

△제주대-교대 사례를 제외하면 처음으로 이뤄진 자발적 지거국과 교육대의 통합이다. 우리의 통합이 다른 대학 간 통합의 신호탄이 될까.

-방 위원장: 개인적으로는 신호탄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여러 교대들이 지거국과의 통합에 관해서 문의가 들어오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점들이 우려된다. 통합의 과정에 있어서 학생들이 지금처럼 참여하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야기를 끌어간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다른 교대들이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을지는 많은 의문이 있다.

-김 회장: 교대와 부산대는 글로컬대를 통해서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됐지만, 오래전부터 연구와 교류를 지속해 오고 있었다. 다른 교대에서도 통합 논의가 시작되는 상황이라면 대학 본부들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통합을 단순히 글로컬대 사업 선정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 의미와 목적, 혜택, 방향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 부산대와 교대는 그 고민의 시간이 길었음에도 적지 않은 반발이 있었다. 이 일련의 과정을 글로컬대 준비 1년으로 압축하는 대학은 반발이 더 심할 것이다. 충분한 논의와 수렴을 거쳐 통합이라는 수단이 발전적인 모델을 만들기 위한 카드가 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글로컬대 사업이 속해있는 라이즈 체계가 ‘지역 대학 구조조정’을 부추긴다는 우려가 있다. 글로컬대 사업에 참여한 입장에서 이를 어떻게 바라보나.

-방 위원장: 구조조정이라는 말이 어떻게 보면 사실일 수도 있다. 교육부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하지만, 학생은 적고 대학은 많은 상황이다 보니 그런 말들이 나오는 것 같다. 불편한 진실이지만 우리나라가 대학에 쓰는 돈이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학생 수급도 어려워지고 저출생 현상이 심화하는 현재 교대들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어려움을 겪는 대학의 운영을 지자체의 소관으로 두는 상황에서 통합만이 재정 문제를 해소한다면 발전적인 상황이 연출되긴 어려울 것이다. 교육이라는 것이 변화가 바로 일어나지는 않지만 당장 보이지 않더라도 미래에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각 대학에도 지원이 이뤄진다면 글로컬이나 라이즈 등의 사업에 대한 우려는 없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김 회장: 지역과 대학이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자 하는 사업의 취지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업 초반에도 이야기가 나왔듯, 해당 사업으로 교육부는 더 이상 지역 대학을 신경 쓰지 않고 권한과 예산을 지자체에 이관해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냐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라이즈 체제 속에 교육 권한이 지자체로 이관됐다고 해서 그것을 손 놓고 보는 것이 아니라, 교육부에서도 지속해서 점검하며 신경을 써야 하지 않을까. 지역 대학 소멸의 시기에 효율적인 예산의 배분과 집중적 투자가 필요하다.

△‘교대가 부산대에, 부산대가 교대에’ 임기를 이을 서로의 차기 학생 대표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방 위원장: 바쁘더라도 사적으로라도 친하게 지내면서 교육의 발전에 대한 이야기를 했으면 한다. 친하게 지내고 이야기를 자주 하는 것들이 어떻게 보면 일에서도 좋은 성과로 드러나는 것 같다.

-김 회장: 아쉽게도 교대는 내년 총학생회도 비대위로 구성이 됐다. 비대위가 되면 눈앞에 있는 일을 쳐내기도 바빠진다. 심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많이 지칠 텐데, 쉽지 않은 선택의 시간을 포기하지 않고 임기를 잘 채워서 양 대학이 모두 발전할 수 있는 시간에 대해 고민을 함께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부탁한다.

-김 회장: 이제 교대 학생과 부산대 학생이 하나가 된다. 떨어져 있는 시간은 꽤 길었지만, 사실 역사를 보면 부산대와 교대는 원래 하나였다. 내 학교, 네 학교 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하나의 학교 학생으로서 앞장서며 서로를 존중하고 소통했으면 좋겠다. 한편 글로컬대 선정으로 교육의 패러다임이 수동적인 것에서 능동적인 것으로 나아가고 있다. 양교의 학생들은 재학 기간 동안 학교의 다양한 교육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많이 고민해 봤으면 한다.

-방 위원장: 교대 학생들도 예비 교사로서 어떻게 글로컬대 사업을 활용해야 보다 더 좋은 교육 여건이 만들어지고, 정책들이 이어져 갈 수 있을지를 꾸준히 고민했으면 한다. 학생들의 시각에서 많은 의견을 내준다면 예비 교사들이 일할 교육 현장이 더 좋은 모습으로 변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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