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학생 위한 온라인 강좌
-우리 대학엔 강좌 3개밖에 없어
-국립대와 비교해도 현저히 적어
-학교 측 "교수에 요청하기 어려워"

“3개 중에 듣고 싶은 수업이 없다면 군 복무 중 학점은 포기해야만 하는 거죠.” 우리 대학 재학생 김성욱(사회학, 21) 씨는 군 복무 동안 온라인 강의를 통해 대학 학점을 취득할 수 있는 ‘군 E러닝’ 수강을 희망했으나 수강하지 못했다. 우리 대학 재학생이 들을 수 있는 군 E러닝 강의가 단 3개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2024학년도 1학기에 지역 거점 국립 대학교 10곳과 부경대에서 편성된 군 E러닝 강좌 수. (c)최유민 기자
2024학년도 1학기에 지역 거점 국립 대학교 10곳과 부경대에서 편성된 군 E러닝 강좌 수. (c)최유민 기자

9일 <채널PNU> 취재 결과 우리 대학의 군 E러닝 편성 부족으로 불편을 겪은 학생들은 김 씨뿐만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군 E러닝은 병역법 제73조에 따라 군 복무 중인 학생들의 수강권을 보장하기 위해 개설한 온라인 강의로 전국 대학에서 운영하고 있다.

우리 대학의 군 E러닝 강의 수는 도입된 지 2015년 이래로 타 대학에 비해 현저히 저조하다. 올해 1학기 우리 대학에서 군 E러닝으로 수강할 수 있는 강좌는 단 3개. 지역 거점 국립 대학교 10곳과 비교해도, 전남대 한 곳을 제외하면 현저히 적다(△강원대 16개 △경상대 8개 △경북대 8개 △서울대 3개 △전남대 1개 △전북대 4개 △제주대 11개 △충남대 14개 △충북대 103개). 부산에 있는 다른 국립대학교인 부경대의 경우 올해 1학기 편성된 군 E러닝 강좌 수만 152개다.

더군다나 우리 대학에서 편성한 군 E러닝 강좌는 대부분 1학년에 모두 수강하는 교양선택 과목으로 제한됐다. 현재 편성된 강의명은 △기업가정신과 창의적 사고 △수학과 물리의 감성적 이해 △유라시아 근대사 읽기다. 김 씨는 “보통 교양교육은 입대 전에 졸업에 필요한 학점을 모두 채운다”며 “군 복무 중에도 학업을 놓고 싶지 않았지만, 더 이상 수강하지 않아도 되는 강좌이고 3개뿐이라 선택의 기회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서울대의 경우 우리 대학과 같이 전체 강좌는 3개지만 과목 분류가 △교양선택 △일반교양으로 나뉘어 우리 대학에 비해 선택의 폭이 넓다.

군 E러닝에 대한 홍보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 E러닝 수강신청의 경우 재학생 수강신청과 비교해 방식 및 일자가 모두 다르다. 하지만 학생지원시스템 홈페이지 어디에도 군 E러닝과 관련한 내용이 게시되지 않아 수강신청을 놓치는 경우도 빈번하단 것이다. 지난해 군 E러닝 수강을 희망했던 우리 대학 재학생 A 씨는 “평소 홈페이지에 수강 신청 기간이 안내되는 것처럼 군 E 러닝 신청도 공지될 줄 알았는데 어떠한 공지사항도 게시되지 않아 신청 기간을 놓쳤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우리 대학 측은 당장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는 입장을 보였다. 우리 대학에선 온라인 강좌를 개설한 교수에 추가로 군 E러닝 강좌 협조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강좌를 편성한다.

교양교육원 관계자는 “군 복무 중인 학생에 대한 출석이나 평가 부분에서 애로사항이 많이 생기는데도 불구하고 학교 차원에서 별다른 인센티브가 지급되지 않아 교수님들께 협조를 강요하긴 어렵다”며 “편성된 3개 강좌는 교수님들이 기존 수강인원에서 최대 30명까지 인원을 늘려 (수강을 원하는 인원은) 충분히 들을 수 있도록 조정해 군 복무 중인 학생들의 수강권을 최대한 확보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