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8~30일 대동제 열려
-역대급 규모에 지역사회도 관심 커
-복잡한 입장 시스템에 혼란 일기도
-동아리 참여·배리어프리 미흡 지적도
온 학내 구성원과 지역사회의 이목을 받았던 우리 대학의 2024 대동제가 초여름 밤의 꿈처럼 막을 내렸다. ‘역대급 예산’과 ‘역대급 인파’를 대동한 이번 대동제는 뜨거운 열기가 가득했지만 잡음도 많았다. 높은 관심만큼이나 준비 과정에서부터 말도, 탈도 많았다.
지난 5월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우리 대학 시월광장 일대를 중심으로 ‘大同, 새로이 함께!'를 슬로건으로 한 대동제가 열렸다. 올해 대동제에 투입된 예산은 약 3억 원으로 1억 5천억 원을 웃돌던 예년의 예산보다 2배가량 책정되며 지난달부터 많은 학내 구성원들의 관심을 모았다(<채널PNU> 2024년 5월 2일 보도). 축제를 사흘 앞둔 지난 5월 25일 뉴진스와 지코 등 최정상급 가수가 무대에 선다는 라인업이 공개되면서 지역사회의 관심도 커졌다. 대동제 현장을 <채널PNU>가 돌아봤다.
■‘뉴진스’ 보려 인산인해
올해 대동제엔 예년에 비해 눈에 띄게 많은 사람이 모여 우리 대학 시월광장 일대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특히 힐링콘서트의 입장 시간을 앞두고 입장을 기다리는 학생들의 줄은 시월광장에서부터 정문을 벗어나 외부 상가 앞까지 이어졌다. 올해 우리 대학에서 공식적으로 마련한 학생들의 힐링콘서트 자리 수만 봐도 8,300석으로 예년의 5,000석보다 훨씬 많다.
행사에는 우리 대학 학부생뿐만 아니라 △우리 대학 대학원생 △부산교대생 △지역주민들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다. 둘째 날 대동제를 즐긴 부산교대 재학생 황 모(초등교육, 23) 씨는 “부산교대는 전교생의 수가 적어 축제를 열지 않는데 큰 규모로 진행하는 축제를 보고 신기했다”고 전했다. 우리 대학은 양 대학의 통합을 앞두고 학생들의 교류를 도모하기 위해 부산교대 학생들을 공식 초대했다고 밝힌 바 있다(<채널PNU> 2024년 5월 17일 보도). 대학원생과 축제를 공동 주관한 것도 우리 대학이 전국 최초다(<채널PNU> 2024년 5월 2일 보도).
지난 3일간의 축제 기간 동안 평소보다 만 명 이상의 인구가 우리 대학을 찾았을 것으로 추산된다. 부산 도시철도 통계에 따르면 가장 많은 외부인이 방문한 것으로 보이는 첫째 날(28일)을 기준으로 부산대역의 승차 인원은 약 24,000명이었다. 부산대역사 관계자는 “기존 유동 인구인 18,000~19,000명에서 약 5,000명이 늘었다”고 전했다.
다만 인파가 집중된 만큼 안전 관리에 대한 우려도 컸다. 사람들이 많이 몰려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사고에 대한 우려는 물론, 시월광장의 하부가 지하주차장으로 비어있는 상태라 인원을 모두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이에 당일 현장에는 약 200명의 학생과 교직원으로 구성된 안전 요원이 배치됐고, 지하주차장에는 보강 철골이 세워졌다. 부산시는 사고 방지를 위해 경찰 인력과 소방 인력을 지원했고, 대학가에는 지난 3일간 10명 내외의 교통경찰이 학생들과 지역 주민의 귀가를 안내했다. 그럼에도 첫날 힐링콘서트가 전후로 몰려든 인파 탓에 구급차가 신속히 들어오지 못해 학내 부상자의 응급처치가 늦어지기도 했다.
한편 이번 대동제엔 시와 공공기관이 부스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대학본관 뒤편에 △국민연금공단 △부산노동권익센터 △고용노동부 취업지원기관 △한국주택금융공사 등이 부스를 운영했다. 축제 마지막 날 국민연금공단 부스를 체험한 우리 대학 재학생 허정원(유기소재공학, 24) 씨는 “올해 대동제에 온 김에 여러 공공기관 부스에서 쉽게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말도 탈도 많았던 힐링콘서트
늘어난 예산으로 가장 큰 기대와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건 단연 힐링콘서트의 초청 가수 라인업이었다. 가수 초청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는 것에 대한 비판적인 학내외 시각도 이어졌으나 현장만큼은 뜨거웠다. 티켓팅에 성공한 학생들은 즐겁게 초청 가수의 무대를 만끽했다. 힐링콘서트 공연을 즐긴 고다현(일반사회교육, 24) 씨는 “유명 가수는 서울 외엔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적은데 부산에서, 그것도 무료로 이들의 공연을 즐길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무대의 규모도 훨씬 커졌다. 예년에는 대학본부 쪽에서 운죽정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단독 무대가 설치됐으나, 올해는 인문관 쪽에서 정문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돌출 무대가 설치되며 학생들과 맞닿는 무대의 범위가 넓어진 것이다. 관람 방식도 기존 좌석제에서 올해 전석 스탠딩으로 바꾸며 수용 인원을 늘렸다. 무대 뒷좌석을 위한 전광판도 추가로 2개가 설치됐다. 우리 대학 재학생 권동우(수학, 23) 씨는 “라인업은 물론 무대 규모와 수용 인원만 봐도 늘어난 예산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모이는 만큼 콘서트 입장부터 불안한 상황이 이어졌다. 복잡한 입장 시스템으로 인해 혼선이 빚어진 것이다. 입장은 본 공연이 시작되기 전인 오전부터 집결해 입장 후 소지품으로 구역 내 본인의 자리를 표시해 놓고, 추후 공연이 시작되는 시간에 맞춰 재입장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사전에 자리를 맡아두지 않은 학생과 맡아둔 학생이 동시에 입장하며 소지품을 잃어버리는 등의 혼란이 일었다.
매일 공연 시작 직전 시월광장으로의 출입이 모두 통제되면서 소지품을 뒀지만, 통제 시간에 늦은 학생들 역시 소지품을 회수하기 어려웠다. 우리 대학 신입생 B(한문학과, 24) 씨는 “오후 2시 전에 짐을 놔두면 6시 반 이후에도 입장이 가능하다는 식의 안내를 듣고 다시 왔는데, 아예 못 들어가는 상황이라 억울하다”고 말했다. 첫날 공연이 모두 끝난 뒤 넉터 잔디밭은 자리를 잡아놓기 위해 뒀던 학생들의 소지품으로 가득했다.
공연이 시작한 후에도 위태로운 상황은 포착됐다. 무대를 조금이라도 보기 위한 사람들이 밀려 들어왔고, 안전요원은 계속해서 확성기를 통해 질서를 지켜달라고 외쳤다. 넉터가 내다보이는 건물인 6공학관에는 입장을 하지 못한 사람들이 창틀에 매달리는 등 위험천만한 모습도 연출됐다.
■진정한 대동이었나
초청 가수들에 이목이 모두 쏠린 한편 우리 대학 동아리들은 설 무대가 없다는 불만을 토로했다. 학생이 주체가 돼야 하는 대학 축제지만, 동아리 공연 일정은 3일 중 하루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올해 대동제의 동아리 공연 팀 수는 6개로 지난해에 비해 3팀이나 줄었고, 이마저도 대중적인 음악을 다루는 밴드와 댄스 위주로 구성됐다.
무대 경험이 중요한 우리 대학 공연예술분과의 다양한 중앙동아리들은 이러한 축제 운영에 아쉬움이 남는다는 목소리를 밝혔다. 우리 대학 중앙동아리 소속 C 씨는 “대중적인 노래를 안 한다는 이유로 공연 팀 수가 줄어든 것은 유감스럽다”며 “공연예술분과의 동아리들이 무대에 다 못 섰다”고 전했다. 우리 대학의 다른 단과대 동아리 소속 D 씨도 “무대에 설 수 있는 동아리가 굳이 6팀이어야 했냐”며 더 좋은 공연과 실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우리 대학 대동제에서 배리어프리 요소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으나(<부대신문> 2016년 10월 16일 보도, <채널PNU> 2023년 6월 2일 보도), 올해도 크게 개선된 바는 없었다. △고려대 △성균관대 △경희대 △연세대 △한양대 △전남대 등 많은 대학에서 휠체어가 들어오고, 자막이 보이도록 무대 가까운 곳에 배리어프리존을 마련하거나 수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우리 대학은 두 가지 모두 마련되지 않았다. 휠체어를 탄 학우들의 거의 유일한 통로가 되는 엘리베이터는 안전을 이유로 이용이 불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