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에 들어선 아르떼뮤지엄
-공장이 새롭게 변신한 F1963
-도심 속 예술과 여유 느낄 수 있어
반복되는 일상에 무료함과 지루함을 느낀다면 가까운 실내 예술 공간을 찾으면 어떨까. 최근 부산에 지역만의 특색과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문화예술 공간이 잇따라 들어섰다.
지난 7월 부산 영도구에 문을 연 ‘아르떼뮤지엄 부산’은 1,700평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로 화제를 모았다. 앞서 부산 수영구의 와이어 공장 일부가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하며 2016년에 문을 연 ‘F1963’은 도심 속 공원과 아름다운 건축물이 어우러진 것은 물론 도서관과 커피숍, 유리온실, 공연장 등 다양한 공간 구성으로 매력적인 도심 휴식처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8월 9일 <채널PNU>는 일상 가까이서 예술과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두 곳을 방문했다.
■감각을 깨우는 아르떼뮤지엄
아르떼뮤지엄은 디지털 디자인 컴퍼니 디스트릭트의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관이다. 다른 아르떼뮤지엄(△여수 △제주 △강릉)과 달리 부산의 아르떼뮤지엄은 부산을 닮은 ‘순환(CIRCLE)’을 주제로 19개의 작품에 자연과 삶의 순환을 나타냈다. 이 중 16개가 아르떼뮤지엄 부산에서 최초로 공개된 신규 작품이다. △CIRCLE △ WATERFALL INFINITE △FLOWER ROSE △STARRY BEACH △WAVE 등의 작품은 디지털 기술과 예술을 결합해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할 뿐만 아니라 일상 속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입장하면 처음으로 마주하는 ‘CIRCLE’은 작품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신기한 경험을 선사한다. ‘FLOWER ROSE’에서는 장미 전시와 어우러지는 향긋한 장미 향기까지 느낄 수 있으니, 시각뿐만 아니라 후각에도 집중하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LIVE SKETCHBOOK GUARDIANS’에서는 비치된 동물 그림에 자신만의 스타일로 채색을 한 후 그림을 스캔하면 이를 숲속 배경 화면에 송출할 수 있어 직접 작품 속에 녹아들 수 있다.
마지막 전시인 ‘GARDEN’은 두 가지 테마를 가지고 있다. 먼저 오르세 미술관과 협업한 ‘GARDEN ARTE MUSEUM X MUSÉE D’ORSAY’는 직접 제작한 클래식 음악과 함께 오르세 미술관의 변천사와 주요 작품들을 아르떼뮤지엄의 시선에서 해석돼 전시됐다. 커다란 전시 공간을 둘러싸는 형태로 배치된 그림들은 마치 실제 명화에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을 주어 작품에 더 몰입할 수 있게 한다. 영상을 모두 감상한 관객들은 박수갈채를 보내기도 했다. 다만 전시 공간이 대체로 어두운 편이니 관람 시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했다.
이어 ‘GARDEN STARRY BUSAN’ 테마를 관람할 수 있다. 이 작품은 부산이 가진 매력을 △다이내믹 △버라이어티 △드림의 3가지 콘셉트로 만든 초대형 미디어 아트다. 천천히 시간을 가지고 노래와 어우러지는 풍경을 감상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11분 남짓한 영상을 보며 관람객들은 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거나 여유롭게 앉아 작품을 감상하기도 했다. △광안대교 △감천문화마을 △보수동 책방골목 △사직야구장 등의 부산하면 생각나는 장소들이 배경음악으로 흘러나온 △돌아와요 부산항에 △부산갈매기 △부산에 가면과 조화를 이뤘다.
부산에 여행을 온 Tim(16세, 러시아) 씨는 “전시 작품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다니다 이곳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강렬하고 흥미로운 느낌을 주는 ‘WATERFALL INFINITE’가 가장 인상 깊었다”며 “아르떼뮤지엄이 실제로 방문하기에도 흥미로워 부산의 예술과 문화적 측면을 높이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아르떼뮤지엄에 가기 위해선 부산도시철도 1호선 남포역에서 내려 △17번 △113번 △190번 △30번 △8번 △88번 버스로 환승 후 아르떼뮤지엄 또는 동삼삼거리에서 하차 후 걸어가면 된다.
■종일 있어도 좋을 F1963
F1963은 고려제강의 토대가 되는 첫 공장인 수영공장이었다. 시간이 지나 오늘날 이곳은 재생 건축을 통해 새로운 공간으로 태어나 모든 세대가 어우러져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됐다. 곳곳에서 재생 건축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다. 설비라인이 있던 공장은 전시 공연장으로, 대형 크레인이 있던 자리는 북타워로, 공장 지붕을 받치던 나무 트러스와 공장에서 사용되던 철판은 벤치와 표지판으로 재탄생했다.
F1963의 ‘F’는 Factory, ‘1963’은 수영공장이 완공된 연도를 의미한다. F1963의 주요 공간으로는 △석천홀 △F1963 스퀘어 △F1963도서관 등이 있다. 국내 최초로 고려제강과 부산광역시가 민관 협업을 하여 만들어진 석천홀에서는 시즌별로 각종 전시를 즐길 수 있지만 전시 일정이 상이하니 미리 일정을 알아보고 가는 것이 좋다. F1963스퀘어에서는 다양한 공연과 행사가 개최되며 영상과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획도 진행한다.
석천홀에서 전시 중인 ‘OO한 여름을 보내는 15가지’를 관람했다. 다양한 세대와 지역의 작가 14명이 참여하여 그들의 14가지 여름을 전달한다는 내용이다. 전시 공간은 ‘푸르른, 빛나는’과 ‘우리들의 여름날’로 나누어져 있어 서로 다른 경험을 가진 작가들이 만들어낸 여름을 감상할 수 있다. 관람객들은 각각의 작가들이 말하는 여름에 대해 감상한 뒤 ‘OO한 여름 zone’에서 직접 체험하는 시간을 가지며 자신만의 여름을 경험해 보기도 했다.
소리길과 달빛가든에서는 도심 속에서 푸르른 자연과 함께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특히 소리길은 대나무가 숲처럼 우거져 있어 안정을 취하기에 제격이었다. 또한 대형 도서관을 떠오르게 하는 YES24 중고서점에서 자유롭게 독서하거나 다양한 책들을 둘러볼 수도 있다. 신수지(22세, 사하구) 씨는 “아무래도 전시를 보러 온 사람들이 서점도 구경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는데, F1963은 이런 공간들이 붙어있어서 관람하기에 좋았다”며 “여가를 보내기도 괜찮다고 생각해서 이런 문화예술공간이 부산에 더 생긴다면 이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켠엔 아이들을 위한 키즈존도 마련되어 있어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기존 공장의 모습을 간직한 카페인 테라로사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식사를 원한다면 체코 전통 맥주와 요리를 맛볼 수 있는 프라하 993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F1963에 가기 위해서는 우리 대학 정문에서 100번 버스를 타고 태광아파트에서 54번 버스로 환승 후 고려제강 정류장 하차해 도보로 이동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