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면 취재하고 데스킹받고 마감하고, 이게 제 일과 전부에요. 하지만 이렇게 제가 쓴 기사로 세상이 조금이라도 바뀌기를 바라며 꾸준히하고 있답니다.” 고등학생 시절 직업인 특강에서 만난 한 지역 일간지 기자의 모습은 내게 무척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하루하루를 묵묵히 발로 뛰며 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모습이 조용하긴 하지만 강인해 보였기 때문이다.
당시 학교에서 주최한 직업인 특강에서는 억대 연봉을 버는 변호사, 사회적 명예가 높은 교수 등 20여 명의 다양한 직업인을 만날 수 있었다. 그중에서 내가 반한 직업인은 그저 평범한 연봉을 받고 지역 저널리즘을 실현하며 하루하루를 성실히 살아가는 젊은 기자였다. 우연히 들은 특강을 계기로 나는 부산대학교에 입학한 후 교내 언론사인 <채널PNU>에 지원했다.
사람마다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관은 다르겠지만, 내가 강조하는 삶의 태도는 ‘근면성실’이다. 미친 듯이 열정적이었다가 금세 지치기를 반복하는 냄비 같은 삶보다 눈에 띄지 않아도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며 열심히 살다 언젠가 쌓아온 것들로 열매를 맺는 삶을 추구한다. 지난 4월부터 약 3개월간 수습기자 교육을 받고 8월 정기자가 된 지금, 나는 평소 내가 추구하는 태도로 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자부한다.
막 정기자로 활동을 시작한 지난 8월 한 달을 돌이켜 보면 ‘방학이었을까?’ 싶을 정도로 힘든 순간도 있었다. 카메라를 어깨에 메고 버스 종점에 가본 적도 있고, 잠깐 조는 사이 걸려온 취재원의 연락을 허둥지둥 받은 적도 있다. 새벽까지 기사를 고치다 학교 기숙사 통금시간을 놓쳐 밤을 지새운 적도 있다.
하지만 그 시간이 꾸준히 쌓여 완성한 기사가 학내 구성원에게 도달한 순간을 잊을 수 없다. 지난 여름 방학 동안 故 고현철 교수의 생애를 다룬 기획 기사를 준비했다. 여러 교수, 동료 문인들을 통해 故 고현철 교수의 과거를 듣고 추도식도 갔다 오며 그분의 삶을 되밟아봤다. 한 달간의 취재 끝에 기사가 나오자 도움을 주신 분들께서 의미있는 취재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왔다. 이처럼 여러 이들과 소통하고, 그들이 기사를 통해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나아가 대학과 지역사회의 성장과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면 엄청난 의미가 될 것 같다.
처음 학생기자를 선택했을 때 다짐했다. 근면성실한 자세로 선택과 집중을 하자고. 학생기자로서 캠퍼스 저널리즘 실현과 대학·지역사회 소통을 위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려 한다. 물론 학생기자로서 앞으로 길이 순탄치만은 않겠지만 내가 선택한 길, 끝까지 집중해 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