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파원 기자의 프랑스 유학기(3)

교환학생에 대한 A to Z! 교환학생의 일상을 전하는 채널PNU ‘톡파원’.

이번 톡파원은 2025학년도 2학기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채널PNU> 서유정 기자가 프랑스 ‘엑스마르세유 대학’에서의 이모저모를 담아냅니다.

본 기획은 우리 대학 해외 교환 프로그램에 관한 유익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고물가에 허덕이는 프랑스 유학생들은 각자의 지갑 사정과 입맛에 따라 구매한 식료품을 기숙사 주방에서 직접 요리해 먹는다. 이곳에서 만난 전북대 김주현(프랑스아프리카학, 24) 씨는 “외식은 비용이 많이 들고, 입맛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아 직접 요리하게 된다”며 “한국 음식이 그리울 때는 아시안 마트에서 참기름이나 고추장 같은 식재료를 구매한다”고 말했다. 고려대 윤숙린(불어불문학, 23) 씨는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장을 보는데, 주로 달걀이나 양파 같은 기본 식재료를 산다”며 “조리 방법이 간단한 파스타나 카레를 자주 만들어 먹는다”고 말했다.

프랑스 엑스마르세유 대학 캠퍼스 내부의 CROUS(Centre Régional des Œuvres Universitaires et Scolaires) 학생 식당. 점심시간이 되자 학생들이 줄을 서서 식사를 하고 있다. [서유정 기자]
프랑스 엑스마르세유 대학 캠퍼스 내부의 CROUS(Centre Régional des Œuvres Universitaires et Scolaires) 학생 식당. 점심시간이 되자 학생들이 줄을 서서 식사를 하고 있다. [서유정 기자]
최근 엑스마르세유 대학 기숙사에서 필자가 구매한 식재료로 직접 감자전을 부쳤다. [서유정 기자]
최근 엑스마르세유 대학 기숙사에서 필자가 구매한 식재료로 직접 감자전을 부쳤다. [서유정 기자]

프랑스의 외식비는 다른 국가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NUMBEO가 발표한 ‘Restaurant Price Index by Country 2025 Mid-Year’에 따르면, 프랑스의 물가지수는 60으로 143개국 중 20위에 올랐다. 이는 대한민국의 물가지수인 35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햄버거나 샌드위치 같은 간단한 식사도 한화 기준 약 2만 원 가까이 들며, 일반 레스토랑에서 식사할 경우 계산서에 8만 원 이상 찍히는 일이 흔하다.

지난 9월 15일 엑스마르세유대학 부설 어학원(SUL)에서 교환학생으로서 첫 학기를 시작한 필자는 프랑스의 높은 외식 물가를 체감했다. 프랑스 현지 음식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는 기대는 식당 테이블에 앉은 순간 사라졌다. 메뉴판에는 햄버거 하나에 10유로(약 1만 6,000원)가 넘는 가격이 적혀 있었다.

하지만 동네 마트에서 식재료를 구매해 조리할 경우, 한 번의 외식비로 약 일주일의 끼니를 해결할 수 있을 만큼 차이가 크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유학생들은 스스로 요리해서 끼니를 해결하는 방식을 택한다. 개강 이후 엑스마르세유대학에 다니는 유학생의 식사 패턴을 관찰한 결과, 필자를 비롯한 다수의 학생이 기숙사 내 주방을 활용해 식사를 해결하고 있었다. 필자 역시 멋진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 대신 마트에서 장을 보고, 기숙사 주방에서 직접 요리해 먹는 생활이 익숙해졌다.

대학 인근에는 여러 마트가 있어 유학생들은 필요에 따라 원하는 곳에 방문한다. 엑스마르세유대학 근처에는 △Intermarché △Monoprix △Auchan 등 다양한 마트가 자리 잡고 있다. 유학생들이 가장 자주 찾는 ‘인터막쉐(Intermarché)’는 샌드위치, 즉석식품 등 간단한 조리 식품을 주로 판매하는 식료품점이다. 대학 기숙사나 주거 단지 근처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다. 상품 가격도 바게트 하나에 약 0.5유로, 방울토마토 한 팩에 약 0.99유로 수준으로 다른 마트에 비해 저렴하다. 필자도 평상시 식재료 대부분을 이곳에서 구매했으며, 가게에 방문할 때마다 항상 학생들과 동네 주민들로 붐빌 만큼 인기가 많다.

기숙사와 가장 가까운 ‘모노프리(Monoprix)’는 도보로 약 30분 거리에 있다. 매장에 들어서면 식재료 외에도 그릇, 냄비, 베개, 이불 등 생활용품이 눈에 띈다. 상품군이 다양해 학생들은 대량의 식료품이나 생활용품을 구매할 때 이곳을 찾는다. 다만 인터막쉐 보다 평균 가격이 높은 편이다. 인터막쉐에서는 동일한 브랜드의 요거트 한 팩이 1.42유로인 반면, 모노프리에서는 1.69유로에 판매된다.

마트 진열대에서 유학생들이 자주 구매하는 상품은 가격이 저렴하고 보관이 간편한 식재료다. 그중에서도 파스타면, 달걀, 바게트는 바쁜 일과 중에도 간단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품목이라 인기가 많다. 가격도 1~2유로 수준으로 저렴해, 마트 마감 시간인 오후 7시 무렵이면 재고가 동나는 경우도 많았다.

엑상프로방스의 미라보 거리에 위치한 모노프리(Monoprix)의 외관. [서유정 기자]
엑상프로방스의 미라보 거리에 위치한 모노프리(Monoprix)의 외관. [서유정 기자]
엑상프로방스 외곽 지역에 위치한 대형마트인 오샹(Auchan)의 내부 전경. 식료품 외에도 전자제품, 침구류 등 다양한 물품을 판매한다. [서유정 기자]
엑상프로방스 외곽 지역에 위치한 대형마트인 오샹(Auchan)의 내부 전경. 식료품 외에도 전자제품, 침구류 등 다양한 물품을 판매한다. [서유정 기자]

아시아권 유학생의 경우 대학 인근의 아시안 마트도 자주 이용한다. 아시안 마트는 △한국 △중국 △일본 등 다양한 아시아 국가의 식재료를 판매한다. 한국 음식 코너에는 라면, 김, 간장 같은 재료가 진열돼 있다. 평균 가격대는 한국 대비 약 2.5배 높은 편이지만, 현지 마트나 슈퍼마켓에서는 아시아 식재료를 구하기 어려워 고국의 음식을 그리워하는 유학생들에게는 필수 방문지다.

큰 규모를 자랑하는 ‘오샹(Auchan)’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대형 마트 체인 중 하나로, 일상에서 필요한 대부분 물건을 한꺼번에 구매할 수 있다. 식료품은 물론, 의류, 전자제품, 주방용품, 문구류 등 품목이 다양하다. 하지만 도보로 약 1시간, 대중교통으로 약 40분 거리로 멀리 떨어져 있어, 차량이 없는 유학생은 자주 방문하기 어렵다. 필자가 가끔 방문했을 때는 가족 단위 방문객이 주를 이뤘다.

직접 장을 보지 못할 때는 캠퍼스 내 카페테리아를 이용하기도 한다. 프랑스의 카페테리아는 대학생의 복지를 담당하는 공공기관 CROUS(Centre Régional des Œuvres Universitaires et Scolaires)에서 운영하는 학생 식당으로, 현지 레스토랑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음식을 제공한다. 엑스마르세유 대학 슈만 캠퍼스의 카페테리아도 가격이 저렴해 점심시간이면 학생들로 붐빈다. 대표적인 메뉴인 햄버거와 감자튀김은 약 6유로, 샌드위치는 약 2~3유로, 파스타는 약 6유로다. 프랑스 대학생의 학생증이자 전자 결제 카드인 IZLY 카드를 이용하면 대부분의 식사를 3.3유로 이하로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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