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PNU, 재학생 150명 대상 '챗GPT 사용 실태조사' 진행
-챗GPT 활용 원인의 60%, '학업 관련 사용'
-기술적 한계나 AI 대필 문제 우려 발생하기도
-우리 대학, 국립대 최초로 ‘AI 활용 가이드라인’ 마련

"어려운 문제는 챗GPT한테 물어보면 돼요" 챗GPT가 장안의 화제다. 사용자들은 챗GPT를 학습 보조부터 취미 탐색까지 못 하는 게 없는 '척척박사'라고 일컫는다. 습득한 정보를 바탕으로 자기 학습을 해 필요에 맞는 답변을 내놓기 때문이다. 이전의 챗봇 서비스와는 다른 행태다.

실제로 챗GPT는 지난해 11월 30일 출시 이후 꾸준한 주목을 받고 있다. IT 산업계에서 시작된 관심은 교육계, 그리고 대학가로 이어졌다. 현재는 우리 대학 내에서도 챗GPT를 활용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채널PNU>는 학내 챗GPT 활용 실태와 우려점을 파악하고자 지난 4월 14일부터 25일까지 우리 대학 재학생 151명을 대상으로 ‘챗GPT 사용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챗GPT와 학생 (c)김신영 기자
챗GPT와 학생 (c)김신영 기자
지난 4월 14일부터 25일까지 채널PNU가 진행한 '챗GPT 사용 실태조사' (c)김신영 기자
지난 4월 14일부터 25일까지 채널PNU가 진행한 '챗GPT 사용 실태조사' (c)김신영 기자

■학업 등 다양하게 활용되는 챗GPT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85%가 넘는 학생들이 챗GPT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챗GPT를 사용하는 주된 목적은 ‘학업 관련 사용’으로 사용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의 60%를 차지했다. 학생들은 챗GPT를 △전공 서적 요약 △리포트 작성 △외국어 공부 및 문법 적용 △수학적 계산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평소 챗GPT를 자주 활용하는 나현수(분자생물학, 20) 씨는 “교과서에 풀이가 자세히 설명되어 있지 않은 경우 (챗GPT를 활용해) 풀이를 이해한다”며 “전공 공부에서 활용하는 복잡한 수식 문법에 익숙하지 않아도 자연어로 질문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남준협(철학, 15) 씨도 "특정 사전을 지시하면 3가지 언어로 동시 번역이 가능해 단어장을 만드는 데 유용하다"고 전했다.

학업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챗GPT를 활용하고 있었다. '흥미, 재미 관련 사용'의 경우도 29%에 달했다. 게임 설계 등 취미 활동에 활용하거나 단순 대화를 나누기 위해 사용하는 학생도 많다는 것이다. 수강 중인 강의에서 챗GPT를 추천받았다는 이정현(영어교육학, 22) 씨는 “공부하다 기분이 가라앉을 때 챗GPT에 나의 상황을 말하니 '몸을 움직여 봐라',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해라' 등 기분을 풀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알려 줘 실제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우리 대학 학생들은 대체로 챗GPT의 다양한 활용성에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사용 응답자의 74%가 챗GPT 사용에 만족한다고 답한 반면 불만족한다는 비율은 8%에 그쳤다. 안준영(정보검퓨터공학, 22) 씨는 "번역 작업을 할 때도 기존 번역기에 비해 부드러운 의역을 능력을 보여 줘 활용이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이 씨는 "질문이 서로 연계되지 않는 검색엔진과 달리 챗GPT는 질문의 문맥을 읽기 때문에 편의성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챗GPT도 한계는 있다"

하지만 이런 챗GPT에게도 한계는 존재한다. 설문조사 결과, 절반 이상의 응답자(53.8%)가 'AI가 답하는 잘못된 정보로 인한 허위 정보 확산'에 대해 우려하고 있었다. 실제로 챗GPT와 같은 AI 프로그램에는 오류 데이터를 기반으로 허위 정보를 생산사는 환각 현상인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 발생 가능성이 있다. 챗GPT 역시 '조선시대 연금술사 반란 사건' 등 존재하지 않는 역사에 대한 질문에도 실존 사건처럼 거짓 정보를 제시했다.

대필 문제도 꾸준히 언급된다. 설문조사에서도 '허위 정보 확산'에 이어 '챗GPT가 만든 과제 및 입사지원서 등을 제출하여 인정받는 부정행위(23.5%)'가 우려되는 점으로 지목됐다. A(경영학, 20) 씨는 "주변 친구들이 챗GPT가 써 준 글로 레포트 과제의 대부분을 채운 경우를 많이 봤다"며 "이에 대한 정확한 규제가 없어 많이들 사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나 씨는 “원래 우리 사회의 시스템은 노력을 바탕으로 글을 썼을 거란 신뢰가 기반돼 있었다”며 “AI를 오남용한 사람들로 인해 시스템에 균열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무책임한 AI, 팩트 체크는 인간의 몫

학생들은 챗GPT 사용 시 AI의 지식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팩트 체크' 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안 씨는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의 확산으로 인간의 업무 중 많은 것들이 사라지는 것 같다"라면서도 "챗GPT는 학습된 데이터 기반으로만 대답할 수 있는 존재이기에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것은 인간의 몫"이라고 말했다. 남 씨도 "AI는 책임을 질 수 없는 존재"라며 "AI에 완전히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AI의 지식을 기반으로 인간 스스로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챗GPT를 연구 도구로 사용하는 대학원생 김누리(기계공학 석사, 22) 씨는 챗GPT를 통해 얻은 정보는 반드시 크로스 체크를 하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도 학생과 동일한 점을 우려하며 무분별한 사용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할루시네이션 현상을 경험해 봤다는 우균(정보컴퓨터공학) 교수는 "챗GPT는 책과 논문처럼 검증의 과정이 없기에 꼭 그 근거를 물어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챗GPT의 무분별한 사용은 학생들이 학업과 연구를 하는 데 나태해지고, 잘못된 정보를 의구심 없이 받아들이는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며 "이 영향으로 지적 흥미를 잃어 사람들과 연구자들 간의 관계를 멀어지게 할까 봐 우려된다"고 했다. 염근혁(정보컴퓨터공학) 교수는 “챗GPT는 획기적인 기술이지만 자신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가 올바른 정보인지는 스스로 확인할 수 없다”라며 "생산성보다 본연의 실력과 지식을 쌓아야 하는 대학생이 챗GPT에 높은 의존을 한다면 나중에 사회에서 각자의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챗GPT에 대응하는 우리 대학

대학들도 챗GPT 윤리 강경을 발표하는 등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챗GPT 활용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거나 교육을 실시한다. 우리 대학 역시 지난 3월 30일 국립대 최초로 ‘AI 활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올바른 활용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해당 가이드라인에 기반해 '생성AI Chat GPT 시대 대학의 교수학습' 등을 주제로 교수진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오는 5월 10일에는 교수 대상 '챗GPT 실습 교육'이 이뤄진다. 우리 대학 교육혁신처 관계자는 “상호 존중과 다양성 및 교육적 윤리를 담은 국립대 최초 가이드라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교수 및 학습자의 지성과 창의성 개발에 AI가 원활히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지난 3월 30일 교육혁신처에서 발표한 'AI 활용 가이드라인' [출처: 
지난 3월 30일 교육혁신처에서 발표한 'AI 활용 가이드라인' [출처: 교육혁신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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