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 아래로 감소한 20대의 야구 관심
-야구 시청의 메리트 없어
-계속해서 떨어지는 야구 수준

한때 최고의 인기 스포츠였던 야구는 요즘 외면받고 있다. 지난 3월 28일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발표한 프로야구에 대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프로야구에 관심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014년 48%에서 2023년 32%로 떨어졌다. 특히 같은 기간 20대의 비율은 44%에서 21%로 감소하며 절반 이상 줄었다.

이에 <채널PNU>는 한국야구위원회(KBO)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야구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는 이유를 심층 분석했다.

최근 10년 성인 및 20대의 야구 관심도 변화 (c)임현규 기자
최근 10년간 성인 및 20대의 야구 관심도 변화 (c)임현규 기자

■콘텐츠의 홍수, 야구는 큰 메리트 없어

프로야구 업계 종사자들은 문화 콘텐츠의 과잉을 프로야구 인기 저하의 주요인으로 꼽는다. 매체의 발전으로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가 새롭게 등장하면서 프로스포츠 자체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떨어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야구는 경기 시간이 길어 청년팬의 유입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숏폼(짧은 영상 콘텐츠)을 선호하는 현재 20대에게는 시간적 부담이 더욱 크다는 것이다.

지난해 국내 프로야구의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 15분으로 보통 2시간 만에 끝나는 축구 경기 시간에 비해 훨씬 길다. △긴 투구 간격 △느린 타격 준비 △잦은 견제 등도 야구 경기의 시간을 불필요하게 늘리고 있다. 변화하는 사람들의 선호에 맞춰 야구의 본고장인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는 피칭 클록(투구·타격 준비 시간을 제한하는 제도)을 도입해 경기 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 이경호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채널PNU>와의 통화에서 “MLB의 선례에 따라 KBO에서도 클록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프로야구 콘텐츠의 2차 창작 규제도 20대 유입의 큰 장애 요소다. 규제 이전에는 야구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움짤(움직이는 사진)’이나 짧은 영상을 통해 재미를 느끼고 야구에 입문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2019년 KBO가 경기를 중계하는 △이동 통신 3사 △네이버 △카카오·다음이 연합한 통신·포털 컨소시엄(컨소시엄)과 계약하며 팬들의 2차 창작이 제한됐다. 계약 이후 경기 영상을 담은 콘텐츠를 컨소시엄과 사전 협의 없이 올릴 경우 저작권 위반으로 간주된다. ‘숏폼(짧은 영상 콘텐츠)’의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와 배치되는 것이다. 이 팀장은 “컨소시엄에 요청해 (콘텐츠 제작 시) KBO나 각 구단의 영상에서만 주로 사용하고 있다”며 “올해로 (컨소시엄과) 계약이 끝나는데 새로 계약할 때는 팬분들이 직접 제작하는 숏폼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 (제안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20대 평균 야구 관심도는 2014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경기 시작 전 관중석이 빈 부산 사직 야구장. [채널PNU DB]
지난해 20대 평균 프로야구 관심도는 2014년 조사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 경기 시작 전 관중석이 빈 부산 사직 야구장. [채널PNU DB]

■계속해서 떨어지는 한국 리그 수준

국제대회에서의 부진도 KBO 리그에 대한 국내 인기를 떨어뜨리고 있다. 국내 프로야구팀은 최근 국제대회인 도쿄 올림픽과 2023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모두에서 좋지 못한 성적을 거두며 질타받기도 했다. 축구나 여자배구와 같은 국내 타 스포츠가 △카타르 월드컵 △도쿄 올림픽 등의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새로운 팬들의 대거 유입이 이뤄졌던 양상과 대비된다. 전문가들은 KBO 리그가 △선수 육성 부족 △세대교체 실패 △야구의 질적 하락 등의 문제로 국제대회에서 계속된 부진을 겪는다고 분석한다.

일부 야구 선수의 일탈 행동도 KBO 리그 인기 저하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최근 한 프로야구 선수가 △음주운전 △약물 △도박 △승부조작 △성범죄 등 각종 범죄 행위로 구설에 올랐다. 해당 수준의 범법 행위는 야구선수 사이에서 드물지 않게 나타나고있다. 이러한 일부 야구 선수의 일탈 행동이 전체 리그에 대한 청년들의 인식을 부정적으로 각인하기도 한다.

KBO도 상황을 인지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온·오프라인 교육 △클린베이스볼 센터 운영 △경찰 출신으로 구성된 조사위원회를 운영하며 일탈 행위를 막으려 노력하고 있지만 선수들의 동참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 팀장은 “프로선수들은 직업인이고, 성인이기 때문에 생활을 강제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면서도 ”선수들 교육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