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4개월간 환경 공사 마치고
-옛 자연과학관에 가려져 있던
-고풍스런 건물 전면부 드러나
-자연과 어우려져 이목 집중돼
-내부 공사 후 이달중 정식 개관

우리 대학 박물관은 고딕 양식의 외관으로 고풍스런 분위기를 풍긴다. 한국 1세대 건축가인 고 김중업 선생이 설계해 1956년 당시 대학원 건물로서 지어졌는데 1994년 박물관 본관으로 재단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의 흔적과 기품이 담긴 건물의 전면부는 지난해 자연과학관이 지난해 철거되기 전까지 건물에 가려 이러한 사실을 아는 학생들은 많이 없었다.

올해로 개관 60주년을 맞는 우리 대학 박물관이 박물관을 중심으로 한 1년 4개월 간의 환경 공사를 마치고 정식 개관을 앞두고 있다. 먼저 공사가 마무리된 박물관 외벽과 그 앞에 새롭게 조성된 ‘새벽뜰’ 부지는 과거와 현재를 이으며 우리 대학 학내 구성원들에게 새로운 공간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채널PNU>는 지난 4월 11일 우리 대학 박물관장을 역임하고 있는 임상택(고고학) 교수를 만나 박물관의 역사와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약 1년 4개월 간의 공사가 끝나면서 그동안 자연과학관에 가려졌던 석조 건물의 웅장함이 드러났다. [출처: 부산대학교 홍보실]
약 1년 4개월 간의 공사가 끝나면서 그동안 자연과학관에 가려졌던 석조 건물의 웅장함이 드러났다. [출처: 부산대학교 홍보실]
1960년대 목재를 간직한 박물관 천장의 서까래. [윤서영 기자]
1960년대 목재를 간직한 박물관 천장의 서까래. [윤서영 기자]

■부산대 역사와도 같은 박물관

우리 대학 박물관 본관과 별관은 건학 초기에 지어진 가장 오래된 건물들이다. 1956년 당시엔 로코코 양식으로 지어진 박물관 별관이 본관의 역할을 했다. 이번 공사 이후 박물관 별관은 ‘문창재’라는 새 이름을 가지게 됐다. 석조 2층, 건평 108평의 규모로 준공된 문창재는 여전히 68년의 세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우리 대학 박물관은 개관 이래 격동의 시기 국보문화재들의 피난처로서 역할하며 우리나라의 역사를 보존해왔다. 정확한 정황은 알려진 바 없으나, 1956년 발생했던 불의의 사정으로 광복동에서 문화재를 옮겨야 하던 때에 마침 우리 대학 박물관이 준공을 마쳤고, 우리 대학 윤인구 초대 총장과 문교부의 협의 하에 국보급 문화재 18,833점이 우리 대학 박물관에 이관됐다. 이후 문화재들이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약 4년 간 국보 피난처로 이용됐다.

이후 박물관 일대는 민주화 운동의 터전으로 기능했다. 잔디광장이 조성된 새벽뜰의 부지는 10.16 부마민주항쟁의 첫 개호가 만들어진 역사적인 장소다. 현재 여기엔 우리 대학에서 부마민주항쟁을 주도한 정광민(경제학 78, 졸업) 현 부마항쟁연구소 이사장의 이름을 새긴 표지석도 제작돼 있다.

우리 대학 박물관은 ‘고고학’ 박물관의 성격을 띈다. 임상택(고고학) 박물관장은 “대개 박물관은 △종합 박물관 △고고학 박물관 △인류학 박물관 등이 존재하는데 우리 대학 박물관은 그 중에서 ‘발굴’을 중심으로 하는 고고학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며 “우리 대학은 특히, 옛 가야 지역의 복천동 고분군 유적을 발굴하는데 힘써왔다”고 말했다. 복천동 고분군은 대표적인 삼국시대 고분군으로 6세기 이전 부산 유일의 지배층 무덤이다.

지난 4월 11일 우리 대학 연구실에서 만난 임상택 박물관장. [윤서영 기자]
지난 4월 11일 우리 대학 연구실에서 만난 임상택 박물관장. [윤서영 기자]

또한 우리 대학 박물관은 늑도 유적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늑도는 경남 사천에 위치한 섬으로, 철기를 사용한 삼한 시대 유적지 중 하나다. 삼한시대 국제교역항구로서 기능한 늑도에서 우리 대학은 오랫동안 유적을 발굴해왔다. △일본 야요이시대의 토기 △중국 한나라의 청동 거울 및 동전 △동물뼈 등의 자연 유물들을 소장하고 있다. 임 관장은 “이 유물들은 다음 달부터 가장 큰 전시실 한 면을 차지해 관람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고 전했다.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곳

오랜 역사를 거쳐온 박물관은 이번 공사로 리모델링을 거치며 5월 중으로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박물관 본관은 문화재 전시뿐만 아니라 ‘러닝 커머스’와 ‘도서 아카이브실’도 운영될 예정이다. 학생들이 쉬고 공부할 수 있도록 조성될 해당 공간들은 새벽뜰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2층에 마련된다. 기존 2층에 있던 학예 연구실은 1층으로 위치 조정된다.

리모델링을 하면서도 박물관 고유의 특징은 그대로 살렸다. 박물관 천장의 서까래는 우리 대학 초기 건물의 옛스러움을 간직하는 형태다. 기존 계획에 따르면 천장의 서까래를 막게 되어 있었으나, 임 박물관장의 제안으로 노출 인테리어를 진행하게 된 것이다.

새벽뜰을 조성하며 탁 트인 박물관 주위 전경에 학내 구성원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우리 대학 재학생 이나영(사회학, 22)씨는 “박물관이 이렇게 생긴지 몰랐는데, 가려지지 않고 한 눈에 드러나니 건물의 아름다움이 드러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우리 대학 차정인 총장은 “박물관을 배경으로 결혼식 등의 행사를 진행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박물관 앞 잔디광장은 잔디가 안정된 후 학내 구성원들의 휴식공간으로 개방될 전망이다. 박지원(고분자공학, 22)씨는 “항상 공사할 때 지나가는 길이라 이 곳이 이렇게 예쁘게 재단장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끝난 것을 보니 피크닉 하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