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서 독립운동 기록하는
-김동우 작가 초청 강연 열려
-"방치된 사적지 보면 죄송스러워"

‘뭉우리돌’을 찾고자 전 세계를 누비는 이가 있다. 둥글고 넓적한 돌을 의미하는 뭉우리돌은 김구 선생의 <백범일지>에서 ‘항일과 대항독립의 다짐’을 드러내는 상징물로 기록됐다. 이처럼 독립운동가들의 흔적을 찾아 400여 곳의 국가를 방문하고 있는 김동우 작가는 독립운동의 흔적이 남은 현장을 글과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다.

지난 6월 4일 우리 대학 새벽벌도서관에서 열린 ‘저자와의 만남’ 행사에서 김동우 작가가 연단에 섰다. <뭉우리돌의 바람>, <뭉우리돌의 들녘> 등을 저술한 김 작가는 책과 사진전 등에서 독립운동을 기리는 공로를 인정받아 △국가기록관리유공자 표창 △다큐멘터리 은빛 사진상 △국가 보훈부 보훈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지난 6월 4일 우리 대학 새벽벌도서관 1층 새벽마루에서 김동우 작가가 '뭉우리돌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치고 있다. [최유민 기자]
지난 6월 4일 우리 대학 새벽벌도서관 1층 새벽마루에서 김동우 작가가 '뭉우리돌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치고 있다. [최유민 기자]

■운명같던 ‘인도의 레드포트’

김 작가가 뭉우리돌을 찾기 시작한 데에는 운명 같은 계기가 있었다. 그는 원래 신문사에서 기자로 활동을 하다 일을 그만둔 후 휴식을 위한 여행지로서 인도를 방문했는데, 여행을 하던 중 우연히 걸음한 인도 델리의 레드포트가 한국광복군의 훈련지였다는 사실을 알게됐다고 전했다. 순간 그는 해외에 레드포트처럼 수많은 독립운동지가 존재함에도 사람들의 인식이 부족하고, 이를 기록한 사료가 부족하다는 현실을 깨달았다. 그는 “나에게 지금 운명 같은 작업이 떨어졌다고 생각했다”며 당시의 감상을 전했다.

그렇게 시작된 김 작가의 뭉우리돌 프로젝트는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우리 독립군의 사적지는 1천여 곳이 넘고, 방대한 지역에 분포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언어의 장벽과 비용적으로도 어려움이 많았으나 김 작가는 “(관리가 되지 않거나 알려지지 않아) 아무것도 남지 않은 불모지가 된 유적을 보면 너무나도 안타까워 그만두지 못한다”며 “갖고 있는 재산을 계속해서 팔아서라도 앞으로 계속해서 사적지를 찾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 한 장을 위한 노력

김 작가는 독립운동지를 촬영할 때 그곳에 머물렀던 독립운동가들의 시선을 고스란히 담기 위한 고민을 가장 많이 한다고 전했다. 그는 항일투쟁 당시 하와이에서 사탕수수를 베고 나르는 일을 했던 한민족들의 일과를 사진에 담고자 했던 경험을 사례로 설명했다. 새벽부터 사탕수수밭에서 고된 노동을 하던 이들이 밭에 누워 잠시 눈을 붙이던 정오를 포착하고자 같은 시간에 사탕수수밭에 누워 사진을 찍었다는 것이다.

독립운동가들의 후손을 직접 만나고 이들의 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이때도 김 작가는 평범한 사진이 아니라 의미를 담을 수 있는 사진을 남기기 위해 자신만의 기법을 활용한다고 밝혔다. 그는 “인물을 반투명하게 표현하는 기술을 활용해 사진을 촬영한다”며 “우리나라 독립운동가분들에 대한 현세대의 기억이 지워지고 역사가 흐릿해지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물론 사진 한 장에도 최대한 이야기와 의미를 담고자 하기에 겪는 애로사항도 있다고 했다. 독립운동이 전개되던 당시의 상황을 구현하고 싶은데, 수십 년의 세월이 흐른 만큼 당시의 현장을 포착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는 것이다. 김 작가는 하와이 한인 통합 독립단체인 합성협회를 찾았던 경험을 소개하며 “당시 없었을 현대의 차량이 회관 앞에 주차돼 있다거나, 주변 환경의 변화로 햇빛이 잘 들지 않는 등 최적의 환경이 구현되지 않았다”며 “3번에 걸쳐 전경 사진을 촬영했지만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잊힌 역사에 대한 마음가짐

김 작가는 잊히고 있는 독립운동 사적지를 방문할 때마다 큰 동기부여를 가지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 윌로우스 지역에 독립운동이 태동했던 것은 물론, 대한 공군의 시발점이 된 한인 최초의 비행사 양성소를 찾았지만, 페인트가 덧칠해진 채 인가의 창고로 사용되고 있었던 현장의 모습을 이야기했다. 김 작가는 “이런 모습을 볼 때면 울화가 치민다”며 “정부에서 이러한 사적지를 보존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 작가는 현세대의 독립운동은 ‘잊지 않고 기억하기’라며 다음 세대에 전수하는 것 또한 우리 세대의 책임이라 강조했다. 현재의 대학민국을 만든 독립운동가들의 역사를 모르고 살아가는 것에 부채감을 느끼며 끊임없이 되새겨야 한다는 것이다. 김 작가 역시 계속해서 국외 독립운동의 모습을 찾아내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오는 8월에는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일대로 떠나 고려인과 독립운동가들의 후손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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