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PNU 긴급 실태조사 결과
-WIFI 속도, 전국 평균 못 미쳐
-10명 중 8명 불편하다 응답
-"이용자 밀집되면 문제 발생"
우리 대학 무선 와이파이가 잦은 장애를 일으켜 이용자들의 원성이 크다. 학내 안정적인 차세대 와이파이 구축은 총장 공약 사항일 정도로 학내 주요 사안이지만, 예산 한계에 가로막혀 당장의 개선은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8일 취재를 종합하면 <채널PNU>가 지난 10월 5일부터 10월 11일까지 우리 대학 부산캠퍼스와 밀양캠퍼스, 양산캠퍼스 학내 구성원 3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80%(280명)가 문제를 겪고 있었다.
서비스 이용 만족도 또한 5점 만점을 기준으로 평균 2.9점을 기록했다. 복수 응답을 기준으로 응답자들은 대부분 △와이파이 속도가 느림(215건) △와이파이 신호가 약함(195건) △지속적 끊김 등 와이파이 사용 중 연결 장애(175건) 등 불편사항에 대해 응답했다. 우리 대학 재학생 A(경제학, 22) 씨는 “수업 듣는 대부분의 강의실, 특히 경제통상관에서 와이파이 불편을 크게 느꼈다"며 "와이파이 속도가 느리고 끊김이 심해 수업 때 지장이 크고 웹에 들어갈 때도 불편하다“고 말했다. 우리 대학 재학생 B(건축학, 20) 씨는 “건설관 인터넷 속도가 느려 팀플할 때 인터넷 검색이 안 돼 진행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10명 중 8명 “불편”
실제로 지난 10월 7일부터 11일까지 취재진이 부산캠퍼스 내 건물(42개)을 전수조사한 결과, 모든 건물이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제공한 국내 평균 와이파이 속도(192.41Mbps·메가비트)에 미치지 못했다. <채널PNU>는 우리 대학 공공 와이파이 ‘PNU-WiFi’를 기준으로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운영하는 인터넷 품질 및 속도 측정 사이트를 통해 점검했다.
장소별 와이파이 속도 차이도 있었다. 우리 대학 정문 인근 제3공학관(융합기계관) 4층 강의실 와이파이 다운로드 속도는 5.68Mbps로 속도가 가장 느렸으며 △지구관 강의실 304호(9.62Mbps)도 낮은 속도를 보였다. 이 외 △중앙도서관 3층 그룹스터디룸(6.58Mbps)를 비롯해 학생들의 휴식 공간인 △경영관 라운지(2.48Mbps) △제2공학관(재료관) 2층 휴식 공간(7.99Mbps) 등도 속도가 느렸다.
와이파이가 연결되더라도 데이터 요청 후 응답을 기다리는 지연 시간이 더딘 문제도 있었다. 지연 시간이 길어질수록 랙(Lag)이 자주 발생해 작업 처리 속도가 느려져 이용자는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 학내 공간 중 학생회관 3층(241.2ms·밀리초) △문창회관 2층 그룹스터디룸(222ms) △제3공학관 강의실 3311호(165.9ms) 등은 지연 시간이 세 자릿수를 웃돌 정도다. 이는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지난해 9월 18일 발표한 국내 평균 속도인 17.89ms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우리 대학 학내 와이파이는 지난 10월 30일 기준 107개 건물에 2,468대가 설치됐으며 부산캠퍼스에는 85개 건물에 1,867대의 AP 기기가 설치됐다. 앞서 우리 대학은 2022년 LG유플러스와 31억 원의 ‘스마트캠퍼스 인프라 구축 사업’을 추진해 유·무선 인터넷 속도를 2배 이상 증속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LG유플러스 시설투자를 받아 고속 무선인터넷서비스(WiFi6) AP를 270대 추가 구축 등을 진행했으나, 무선 와이파이 이용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여전한 셈이다. 정보화본부가 제공한 ‘무선인터넷 관련 상담 및 장애처리건수’에 따르면 지난해 동기(49건) 대비 올해 민원은 2배 이상(109건)에 달했다.
■이용자 밀집도 고려해 공유기 늘려야
전문가에 따르면 와이파이 속도 지연은 이용자 밀집 문제가 크다. 우리 대학 김태운(정보컴퓨터공학) 교수에 따르면 기기가 균일하게 설치돼 있더라도 이용자가 특정 지역에 밀집되면 이용 문제가 발생한다. 김 교수는 “우리 대학 교내의 △PNU-WiFi △PNU-WiFi 2.4GHz △eduroam 등 공공 와이파이 기기는 교내 전역을 대상으로 균일하게 설치돼 있다”며 “같은 건물이라도 이용자가 밀집된 공간에서는 인터넷 속도 저하, 인터넷 끊김 현상을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대학 유영환(정보컴퓨터공학) 교수도 “사용자가 많으면 무선통신을 할 때 신호 간섭이 일어나거나 케이블이 (감당할 수 있는) 총량을 벗어나 다운로드에 한계가 발생한다”며 “공유기 설치나 케이블 연장 과정에서 공사 비용도 들기 때문에 (와이파이 이용 개선을 위해서는) 예산 확보 문제가 크다”고 말했다.
안정적인 와이파이 서비스 제공을 위해 이용자 밀집도를 고려한 ‘공유기 용량’ 증설이 요구된다. 김 교수는 “접속자 수, 세션 유지 시간, 실시간 처리 트래픽 양 등을 기준으로 이용자 밀집 지역의 와이파이 공유기를 선별해야 한다”며 “기존 공공 와이파이 인프라에 새로운 와이파이 공유기를 추가하는 방식의 용량 증설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당장의 물리적 조치는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증가한 스마트 기기 이용률에 맞춰 AP 기기 설치와 케이블 교체를 하기에는 예산상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정보화본부는 올해부터 학내 구성원의 이용률이 높고 와이파이가 불안정한 지역을 우선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보화본부 관계자는 “‘어디서든’이 아닌 쓰고자 하는 곳에서는 안정적으로 연결이 보장되도록 선택 및 집중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라며 “학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시설에서는 끊기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