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PNU 총학 공약 중간 점검
-5개 분야별 21건 짚어본 결과
-5건 완료·6건 미이행 상태
우리 대학 제57대 총학생회 ‘Around Us’의 임기가 네 달가량 남은 가운데 공약 완료율은 23.8%로 분석됐다. 정상추진 중인 사업은 38%로 나타났지만 약 두 달뒤 차기 학생회 선거를 앞둔 만큼 공약 관리 및 이행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2025학년도 2학기 개강을 일주일가량 앞두고 <채널PNU>가 총학 공약 21건의 이행 현황을 점검한 결과 △완료 5건(23.8%) △정상추진 8건(38%) △일부추진 2건(9.5%) △보류·폐기 6건(28.5%) 로 평가됐다. 완료된 공약 5건은 복지 분야의 △Chat GPT 무료화 △교내 환경 개선 TF 개설 △학생 사회 워크숍, 소통 분야의 △시사 알리미 △주간 총학생회 발행이다.
평가 대상은 ‘2025 전체 학생회 선거 공동정책자료집’에 명시된 △교육 △복지 △문화 △소통 △자치 5개 분야 21개 공약이며, 총학 뿐만 아니라 해당 공약과 관련한 대학본부 내 부서를 취재해 교차 검증했다. 완료되지 않은 공약 가운데 실질적인 진행이 이행 중인 것은 정상추진, 공약 내용을 변경하거나 축소해 이행한 것은 일부추진, 이행하지 않았거나 내부 논의 차원에 머물러 있는 공약은 보류·폐기로 집계했다.
■교육 분야
‘군 E-러닝 강좌 추가 개설 및 시험 환경 보장’은 지난해 3개였던 수강 가능 교과목이 올해 4개로 한 과목 늘었다. 추가된 과목은 정치외교학과의 ‘다양성과 위기의 시대’ 강의다. 우리 대학 교양교육원은 “총학과 협의해 수강 과목을 늘렸고 내년에는 한 과목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총학도 “국방부 및 교양교육원과 협의해 개설 강좌 수와 영역을 더 늘려갈 예정”이라 전했다. 한편 지난 8월 20일부터 군e-러닝 실태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관련 시험 환경 보장은 제자리 상태다.
‘교양 필수 과목 커리큘럼 개선’은 현재 이행 중이다. 총학은 지난 7월 10일부터 31일까지 학생들을 대상으로 ‘2025학년도 교양 필수 과목 만족도 및 실태 조사’를 진행하고 8월 15일에는 조사 결과를 공식 SNS에 게시했다. 해당 게시물에 따르면 △전공 및 일상에 도움 △수업 자료의 질 △수업 흥미·몰입도 △학생 수준 고려 여부 △과제 및 강의 분량 등 전반적 항목에서 3점 이하를 준 응답이 다수여서 개선이 필요한 상태다. 총학은 이 결과를 토대로 교양교육원과 개선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총학에 따르면 ‘예비군 출결 보장’은 학습자료 제공과 관련해 학사과와 논의 중이나, 출결 자체 보장에 대한 논의는 없다. 이에 대해 최수인(영어영문학, 20) 총학생회장은 “지난 7월 11일 ‘예비군 학습 선택권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학습권 침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돼 출결 자체 보장 논의는 하지 않았다”며 “예비군 비참여 학생과의 형평성을 고려하는 것이 우선이라 판단해 강의 자료 공개 기한 제한 완화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 7월 15일에 열린 제14차 확대중앙운영위원회 회의록에는 최 회장이 “학생들이 최대한 학습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예비군 일자를 선택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기록됐다. 학사과 측도 “학교 측에서도 예비군 출결과 학습권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으며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개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복지 분야
복지 분야는 10건 중 3건(△Chat GPT 무료화 △신입생과 학부생 모두가 참여하는 학생 사회 워크숍 진행 △교내 환경 개선 TF 개설)이 이행 완료됐다.
총학과 우리 대학 정보화본부에 따르면 ‘Chat GPT 무료화’는 현재 유료 버전 계약이 체결돼 시스템 구축이 진행 중으로 2025학년도 2학기부터 학생지원시스템 앱 ‘Plato(플라토)’를 통해 제공될 예정이다. 정보화본부 측은 “오픈AI API 서비스를 통해 플라토에서 Chat GPT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입생·학부생 학생사회 워크숍’은 지난 8월 28일부터 이틀간 경주에서 부산교대와 공동 진행됐다. 우리 대학 학생 92명, 부산교대 학생 14명 등 총 106명이 참가했다. ‘교내 환경 개선 TF’는 현재 팀원 모집 중이다. 총학은 지난 6월 20일부터 4일간 ‘교내 학업 환경 실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8월 6일부터 10일까지 TF팀원을 모집했다. 추가 모집을 거쳐 △시설개선팀 △인식개선팀 △홍보팀으로 나눠 활동할 예정이다(8월 21일 기준).
‘미리캔버스 무료화’는 기존 공약과 다르게 이행됐다. 공약집에 따르면 미리캔버스 또한 Chat GPT와 같이 전면 무료화를 계획했으나 예산 문제로 인해 학생회비 납부자 중 추첨으로 100명에게만 4개월간 무료 이용권이 제공된다. 총학 측은 “점차 비용을 낮추면서 무료 이용으로 전환할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해커톤을 통한 순환·통학버스 개선’은 보류 상태다. 총학은 우리 대학 총무과와 관련 문제를 논의했으나 현재 노선과 배차시간이 최선이라는 답변을 들은 뒤 해커톤 개설을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제기구 및 해외 기업 탐방’은 설문조사까지만 진행됐다. 총학은 지난 2월 5일부터 9일까지 기업 설명회·해외기업 탐방 선호도를 조사했으나 이후 진척은 없다. 우리 대학 취업전략과는 “공약에 대해 인지하고는 있으나, 총학과 별도 논의는 없었다”고 답했다. 총학은 “학교 예산 구조상 올해 신청하면 내년에 집행되므로 기반을 마련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한편 ‘취업 정보 제공 및 이벤트 진행’은 9월 열리는 ‘진로 IN, 미래 ON : 대학생·대학원생 커리어 페어’에서 추진된다.
반면 ‘대학생활원 환경 개선’은 미이행 상태다. 우리 대학 대학생활원 행정실은 “총학이 지난 6월 대학생활원 환경 개선 TF팀을 꾸리겠다고만 했을 뿐 이후 논의는 없었다”고 전했다. 총학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1인실 증설은 애초 효원재 BTL 사업에 포함된 사항으로 총학 주관이 아니었으며, ‘필수 가전제품 배치’도 아직 대학생활원 측과 논의되지 않았다.
‘교육 여건 개선 TF 개설’과 ‘무분별한 포교 및 비허가 정치 선전 예방 가이드라인 제작’도 추진되지 않았다. 총학은 교육 여건 개선 TF와 관련해 “TF보다는 이벤트성 접근을 고려중”이라고 전했다. 가이드라인 제작은 금정경찰서, 학생과와 전혀 논의되지 않았으며, 공약 이행 자체에 대한 가능 여부도 불확실하다. 총학은 “(가이드라인이) 교내 환경 개선 TF에서 정말로 필요한 사업이라고 판단되면 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문화 분야
문화 분야 공약 2건 중 1건인 ‘시월제 추모식’은 진행되지 않는다. 시월제가 함께 열리는 것으로 알려진 ‘진로 IN, 미래 ON : 대학생·대학원생 커리어 페어’에는 별도의 추도식 없이 공연과 부스 행사만 진행된다. 총학은 “올해는 기존 형태의 시월제를 진행하지는 않지만, 대신 대학원페어와 취·창업 박람회가 통합된 새로운 형태의 가을 축제를 기획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앞서 공약 자료집에서 총학은 “부산대는 부마민주항쟁의 발원지로 그 정신을 기리는 데 의의가 있다”며 “부마민주항쟁의 뜻을 기리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진행 과정에서 계획이 전면 수정된 셈이다.
나머지 공약인 ‘E-sports Day 진행’은 이행 중이다. ‘리그오브레전드’와 ‘오버워치’에서 각각 32팀을 모집해 8월 16일부터 예선전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참가율 저조로 11월 초로 연기됐다.
■소통 분야
학내구성원들에 대한 연관성이 높거나 꼭 알아야만 한다고 판단되는 사항들에 한하여 정보를 제공하는 ‘시사 알리미’는 8월 21일 기준 7회 업로드됐다. 총학에 따르면 시사 알리미는 파급력·시사성·관련성을 기준으로 선정되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1~2주 간격으로 업로드될 예정이다. ‘공약 이행 보고를 위한 주간 총학생회 발행’도 완료됐다. 주간 총학생회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국별 사업 진행 현황을 보고하는 방식으로, 8월 21일 기준 16회 게시됐다.
‘학생회 가이드라인 제작’은 진행 중이다. 총학은 공약집에서 총학생회 사업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과정을 ‘백과사전’과 같은 형태로 정리해 블로그에 게시하겠다고 밝혔으나 현재까지 공식SNS와 홈페이지 등에 별도의 안내는 없다. 총학은 “현재 노션을 개설해 국별로 사업을 정리중”이라며 “임기가 끝날때 쯤 게시 예정”이라 답했다.
‘담당 국이 아닌 회장단과 학우들의 직접 소통’ 공약도 이행 중이다. 총학은 지난 학기 간식 사업과 박형준 부산시장의 부산대 방문 행사에서 학생 의견 수렴 자리를 마련했으며 9월에도 별도 소통 공모전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총학은 “학생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회장단이 다가갈 수 있는 방안을 기획하겠다”고 밝혔다.
■자치 분야
총학에 따르면, 코로나 이전 대학본부가 총학에 지원하는 학생 자치 예산은 6억 원 가량인 반면 올해 예산은 5억 원 가량으로 약 1억 원 정도 줄었다. 이를 시정하기 위한 ‘학생 자치활동 활성화를 위한 예산 코로나 이전으로 복구’ 공약은 대학회계 동결로 이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총학은 “재정전략실과 재무과에 지속적으로 요청했으나, 학교 예산 자체가 줄어 올해는 복구가 힘들다는 답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당장 자치 예산을 늘릴 순 없지만, 대학본부에서는 국립대 육성사업비 등 국비 지원을 통해 학생 복지를 실현하고 있다. 학생과는 “총학에 배정되는 자치예산이 감소했을 뿐, 이전보다 줄어든 예산을 시설 공사 등 학생 복지를 위해 쓰고 있어 사실상 코로나 이전 수준의 지원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라고 설명했다.
‘모든 학생 구성원이 참여하는 회칙 및 세칙 개정’은 현재 이행 중이다. 총학은 지난 7월 30일부터 8월 1일까지 총학생회칙·세칙·규칙 개정 TF팀을 모집해 △확대운영위원회 △중앙집행위원회 △일반 학우 등 약 20명이 참여했다. TF팀은 회칙 개정 발의 요건에 따라 중운위 위원 10명이 최소 인원으로 투입됐으며 △회칙팀 △세칙팀 △검토팀으로 구성됐다. 회칙팀과 세칙팀이 각각 개정안을 논의하면, 이를 검토팀이 최종 검토한다. 총학은 “아직 팀별 논의가 진행 중이라 구체적 진척 상황을 밝히긴 어렵지만, 지속적으로 회의를 열어 개정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약 이행에 대해 강준서(생명과학, 22) 부총학생회장은 "1년이라는 시간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임기 내에 최대한 공약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혹시 임기 내 실현이 어렵더라도 지금부터 준비해 내년 학생들이 누릴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니, 조금만 기다려주시고 믿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