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학계 전문가·교육부 심사위
-"교육과 인프라 통합 명료화해야
종합교원양성체제 확립 원활" 진단

우리 대학이 2027년 부산교육대학교와의 통합으로 유·초·중등 종합교원양성과 교육 혁신을 추진하는 가운데 교육부 심사위 등 교육학계 전문가들은 사범대와 교대의 물리적 통합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우리 대학 정문(왼쪽)와 부산교육대학교 정문. [출처: 채널PNU DB, 부산교육대학교 홍보영상]
우리 대학 정문(왼쪽)와 부산교육대학교 정문. [출처: 채널PNU DB, 부산교육대학교 홍보영상]

8월 29일 <채널PNU> 취재를 종합하면 교육부 통폐합 심사위원회(심사위)는 양 대학 통합 승인에 앞서 지난 5월 23일 제7차 회의를 열고 ‘사범대의 부산교대 이전’을 안건으로 다뤘다. 지난해 5월 대학별로 구성된 심사위는 7~9차례 회의를 통해 양 대학의 발전 방안과 운영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보완점을 제시하고 이행 사항을 점검해왔다. 

관련 문건에 따르면 교육부 심사위는 “사범대의 부산교대(연제캠퍼스) 이전 계획을 구체화하고 명료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연제캠퍼스 중심 교·사대 연구 교육 인프라 통합, 물리적 집적화 및 단일 운영 체제 구축 방안에 대한 폭넓은 의견 수렴이 필요하며 공동 교육과정 운영 체계 등 구체적 실행 계획 전략도 마련되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우리 대학은 교원통합연구센터 구축 등 점진적 사범대 이전 방안이 포함된 통합 추진안을 제출하고 지난 5월 30일 교육부로부터 최종 승인 받았다(<채널PNU> 2025년 6월 5일 보도).

■교대-사범대 물리적 통합은 필수 과제

취재진이 만난 교육학계 전문가들도 심사위 의견과 같은 맥락에서 사범대와 교대의 한 캠퍼스에 있는 것이 종합교원양성 체제 구축에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유일의 종합 교원 양성대학인 한국교원대학교 김성천(교육학) 교수는 “교원대는 교육에 특화된 대학으로 임용률도 높고, 학과 상관없이 교육 전공 교수들이 유연하게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다”며 “사범대와 교대가 한 캠퍼스에 있게 되면 교육과정의 통합이 이뤄지고, 교대와 사범대가 가진 강점을 활용해 특화된 과목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사범대와 교대의 원활한 교류는 유·초·중등을 아우르는 교원을 양성해 내는 데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속성 있는 발달 관계를 고려한 교육을 심도 있게 할 수 있다”며 “이는 (통합 이전보다) 교육이라는 학문의 범위를 넓히고 학생들의 깊이 있는 탐구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양 대학의 통합이 사범대와 교대의 통합 모범사례가 될지 학계가 주목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은 학령인구 급감이 심각해 사범대와 교대 통합 모델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는 “현재 한국의 교육 체계는 폐쇄적이고 유·초·중등 간 교육 분리 현상이 매우 심각하다”며 “협업과 신뢰를 기반으로 사범대와 교대가 교육 과정을 공동으로 설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사범대와 교대의 통합 혁신 모델이 부재하기 때문에 부산대와 부산교대의 통합은 대한민국 교육 체제를 새롭게 만들어 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파일럿 대학’으로서의 위상을 보여주려면 보다 적극적인 통합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8년 전국 최초로 통합한 제주대학교와 제주교육대학교의 경우 대학은 통합했지만 분리된 캠퍼스에서 운영돼 여러 한계점이 드러났고, 최근 제주교대의 제주대 캠퍼스 이전으로 물리적 통합을 결정한 바 있다. 

■학문 교류 활성화 돼야

전문가들은 또한 교원 양성에 있어 타 학문과의 원활한 교류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단순히 교과 지식을 전달하는 교사가 아니라 융합적 사고와 문제해결 역량을 길러줄 수 있는 교사로 양성하기 위해서는 학생이 다양한 전공자와 학문을 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고려대학교 변기용(교육학) 교수는 “교대가 종합 단과대학이 있는 사범대와 통합하게 될 시 가장 큰 이점은 교대생들이 다양한 학문 분야를 복수 전공하거나 타 학과 수업을 들어볼 수 있다는 점”이라며 “캠퍼스가 분리돼 교대생들이 종합대학이 가지고 있는 자원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면 통합의 의미를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사범대 내에 초등교육과가 운영되고 있는 이화여대의 경우, 초등교육과 학생에게 복수전공과 부전공 등 다양한 전공 선택 기회가 주어져 학생들이 교직 외의 진로로 나가는 경우가 비교적 많다. 

사범대와 교대가 기존 종합대학과 함께 존재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문제는 우리 대학 부산캠퍼스의 고질적인 공간 부족이다. 현재 우리 대학에는 의대와 간호대 등 의생명 분야를 특화한 양산캠퍼스, 생명자원과학대학 등 나노·바이오 분야를 특화한 밀양캠퍼스, 부산대학교병원이 있는 아미캠퍼스가 있지만 이중에서도 부산캠퍼스는 9개 단과대와 대학원이 자리해 부지 부족 문제를 겪고 있고 포화상태에 이르렀단 평가를 받고 있어 교대 인원을 수용하는 데 무리가 있다.

또한 부산교대의 부산대 이전시 부산교대 측과 지역사회의 반발을 배제할 수 없다. 80여 년의 역사를 가진 교육 대학이라는 전문성과 정체성이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단 우려가 있는 데다 부산교대가 있는 연제구에서의 대학가 부재는 유동 인구 감소와 상권 위축, 지역 쇠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인 점은 두 캠퍼스의 물리적 거리가 멀지 않다는 점이다. 직선거리로 3.67km 떨어져 있는 양 대학은 시내버스로 20분, 지하철로 네 정거장, 차량으로 10분 만에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있다. 특히 양 대학의 통합 수정 신청서에 따르면 우리 대학은 순환버스 운행을 확대하고 수업 요일제 운영 도입과 휴게 공간 확보 등으로 캠퍼스 간 이동 및 교류를 활성화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우리 대학은 현재로선 정해진 바가 없어 답변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7월 30일 통합 이행 계획 수립 추진안을 교육부에 제출한 우리 대학은 통합 이행 과제 논의를 위한 협의 등을 앞두고 있다. 한편 앞서 우리 대학 최재원 총장은 지난 6월 4일 <채널PNU>와의 인터뷰에서 당시에는 사범대 이전이라는 교육부 방침에 동의하며 "1,700억 원이라는 큰 세금이 쓰이는 만큼 양교와 교육 발전에 가시적인 변화와 성과를 보여야만 한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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