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30 통합 추진안 최종 승인
-사범대학 점진적 이전 계획 포함
-글로컬 사업서 밀양캠 일부 폐과
-최 총장 “교육 발전 위한 최선책”

교육부가 최근 승인한 우리 대학과 부산교육대학교 통합 추진안에 ‘점진적 사범대 이전’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 대학이 통합 추진 당시 공언한 약속과 대치된다. 글로컬 사업안에는 밀양캠퍼스를 점진적으로 축소하겠다는 계획도 담겨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우리 대학 대학본부(왼쪽)와 부산교육대학교 정문. [출처: 채널PNU DB, 부산교육대학교 홍보영상]
우리 대학 대학본부(왼쪽)와 부산교육대학교 정문. [출처: 채널PNU DB, 부산교육대학교 홍보영상]
2023년 3월부터 올해 6월까지의 글로컬대학30 프로젝트 시행 일지. (c) 조승완 부대신문 국장 
2023년 3월부터 올해 6월까지의 글로컬대학30 프로젝트 시행 일지. (c) 조승완 부대신문 국장 

5일 <채널PNU> 취재를 종합하면 우리 대학은 교육부가 지난 5월 30일 우리 대학과 부산교육대학교(교대)가 제출한 ‘최종 통합 추진안(추진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글로컬대학30 프로젝트(글로컬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두 대학의 통합은 2023년 3월 시작돼 그해 11월 본지정 대학으로 선정됐다. 이번 교육부의 최종 승인으로 두 대학은 2027년 2월 '통합 부산대학교'라는 이름으로 출범하고 교대는 부산대 연제캠퍼스라는 새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문제는 당초 이전하지 않기로 했던 사범대의 교대 이전이 점진적으로 다시 추진된다는 것이다. 두 대학이 제출한 추진안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지만 <채널PNU>가 취재한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추진안에는 ‘교원통합연구센터 내에 양교 교원들이 융합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시대에 맞는 미래 종합 교원 양성을 위한 연구를 수행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교대 기획처는 “(이전이란) 직접적인 얘기는 없고, 센터를 만들어 단계별로 희망하시는 분(교수)들은 이전하시는 걸로 간접적으로 나와 있다”며 사실상 사범대 이전 추진을 시인했다.

이는 우리 대학이 2023년 양 대학의 통합을 추진할 당시 공표한 약속과 대치돼 학내 구성원의 반발이 예상된다. 우리 대학은 2023년 9월 7일 ‘부산대-부산교대 통합 추진 설명회’에서 학내 구성원의 반발에 부딪혀 사범대의 교대 이전을 전면 백지화한 바 있다. 대신 교육대학원만 교대로 이전하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3월 28일 공개된 ‘부산대-부산교대 통합 계획’에서도 지난 5월 1일 공개된 ‘부산대-부산교대 통합 계획(수정본)’에서도 사범대 이전에 관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우리 대학은 지난달 초 이같은 계획을 사범대 일부 교수와 사범대 학생회에 알렸으나 일반 학생에게는 알려지지 않았다. 정일경(물리교육) 교수는 “기획처 및 부총장께서 학과장 회의에 참석해 추진안에 대해 설명했고, 사범대 구성원들이 수용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고 말했다. 사범대 학생회는 어제(4일) 취재진에 “총학생회장이 지난 5월 2일 사범대 이전에 대한 학생들 의견을 제출하라고 요청해 사범대와 학생회장들의 전원 반대 의견을 모아 전달했다”며 “이후 사범대 이전과 관련해선 구체적으로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사범대를 교대로 이전하기로 한 배경에는 교육부의 압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두 대학 핵심 관계자는 “지난 3월 31일 ‘부산 지역 글로벌 고등교육 현장간담회’ 참석차 우리 대학을 방문했던 교육부가 ‘사범대의 물리적 이전을 추진하지 않으면 평가에서 불이익을 주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교육부 평가 기준에 따르면 D등급을 받은 대학은 2주 이내에 보충 계획안을 제출해야 하고 해당 계획안이 미흡하면 글로컬 사업 지정이 취소된다.

어제(4일) 취재에 응한 우리 대학 최재원 총장은 이러한 교육부의 방침에 동의했다. 최 총장은 "통합이라는 가치에 비해 그동안 우리 대학은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며 "글로컬 사업은 세금으로 운영되기에 양교와 교육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변화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 총장은 학내 구성원이 이런 상황일수록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권이 바뀌고 큰 변화가 예상되는 지금, 1,700억 원가량의 글로컬 사업이 어떻게 흘러갈지 장담할 수 없다"며 "교육 혁신과 양교 통합이라는 장기적 비전을 바탕으로 행동을 보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두 대학은 사범대 교원 이전을 점진적으로 추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교대로 이전하고 싶은 사범대 교원들의 수요를 조사해 점차 이전하겠다는 것이다. 우리 대학 황성욱 기획처장에 따르면 이전 규모 등은 정해지지 않았으며 오는 7월까지 세부 이행 계획을 구체화한다.

우리 대학 기획처는 2027년 2월 통합 전까지 통합 전반에 대한 의견수렴 절차를 거칠 계획이다. 우리 대학 기획평가과 측은 “출범까지 남은 1년 반 정도의 시간 동안 (통합 사업에 대해) 공청회나 다양한 방법을 통해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범대는 점차 이전되는 반면 글로컬 사업에 따라 밀양캠퍼스는 일부 학과가 폐과되는 등 점진적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2026학년도 학부 학생정원 순증신청을 위한 정원 조정계획(안)’에 따르면 △동물생명자원과학과(동물과) △식물생명과학과(식물과)는 2026학년도부터 정원 모집을 중단하고 양산캠퍼스의 응용생명융합학부 ‘그린바이오 전공’으로 통합된다. 2025학번까지는 기존 학과 체제가 유지되지만, 이후 입학생은 모두 양산캠퍼스에서 학부 내 전공 과정으로 선발된다.

두 학과는 이전히지만 다른 생명자원과학대학(생자대) 소속 학과들은 밀양캠퍼스에 남는다. 교무처는 “두 학과가 재편되면 관련 실험실·연구동 등 관련 시설도 단계적으로 양산캠퍼스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계획안과 ‘2026학년도 우리 대학 모집 요강’ 등을 종합하면 이전하는 두 학과를 제외한 생자대 소속 9개 학과의 운영 계획에는 큰 변화가 없다.

이러한 결정은 양산캠퍼스의 수의과대학(수의대) 신설을 위한 밑작업으로 보인다. 우리 대학은 양산캠퍼스를 △인간 △동물 △환경 등 ‘원헬스’를 중심으로 한 ‘의생명 특성화 캠퍼스’로 조성 중이다. 학내 보고서에 따르면 수의대 설립은 이 계획의 핵심축으로, 의생명 학문 단위를 완성하고 지역 맞춤형 방역·동물의료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학교 목표다. 이해준 교무처장은 학부대학 추진 당시 “동물과와 식물과가 원헬스 분야에 적합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양산캠으로 옮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 대학의 수의과대학 신설은 글로컬 사업의 핵심 과제지만 아직 가시적인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수의사 법정 정원 조정과 관련해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 부처 간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재정전략실은 “수의대 신설에 대해서는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고 있어 설립 여부는 확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알려왔습니다.

<채널PNU> 2025년 6월 5일 자 "점진적 사범대 교원 이전·밀양캠 축소 착수'' 기사와 관련해 우리 대학 기획평가과 기획팀은 "교대에 조성되는 교원통합연구센터는 사범대학의 건물이나 시설 등의 물리적 이전과는 전혀 다르다"며 "센터 내에 조성되는 개별연구실 및 융합Lab실을 양 대학의 교원이 오가며 연구를 진행하는 방식"이라고 6월 5일 알려왔습니다(2025. 6. 5. 최종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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