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정립된 비교과 프로그램
-만족도 상승세지만 참여율 낮아
-대학 측 접근성 개선 주력" 밝혀

“진로에 대한 확신을 얻을 수 있었고, 대외활동 준비에도 큰 도움이 됐어요.” 우리 대학에서 열린 독서토론대회, 직무부트캠프, 진로 특강 등 비교과 프로그램에 참가한 박 씨(공공정책학, 24)의 말이다. 2024년 비교과 마일리지 우수참여 장학금 20만 원을 받은 도형록(의류학, 22) 씨는 “장학금을 자격증 시험 비용으로 사용했다”며 “내년에도 다시 도전해봐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우리 대학 비교과 프로그램을 통해 실질적 혜택을 받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학생이 프로그램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어, 홍보 강화와 접근성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채널PNU> 취재를 종합하면, 우리 대학 비교과 프로그램은 정규 교과과정 이외에 학생들의 핵심 역량과 전공 외 소양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 활동이다. 학점 외에 다양한 활동을 통해 역량을 쌓고 이를 체계적으로 기록·증명할 수 있는 일종의 ‘대학 생활기록부’이자 성실한 대학생활에 대한 보상으로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우리 대학이 올해 초 제공한 '2025 부산대학교 비교과 가이드북'. 책자에서 그해 개설되는 비교과 프로그램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 [박선영 기자]

우리 대학이 주최하는 △특강 △공모전 △멘토링 △캠프 △상담·컨설팅 등이 주요 대상이다. 교육혁신과가 비교과 프로그램 운영을 총괄하지만, 각 프로그램은 대학본부 부서와 단과대학, 개별 학과 등이 개설 운영한다. 올초에 만들어진 ‘2025 비교과 프로그램 가이드북’에 따르면, 올해는 △학습 역량 강화 프로그램(67개) △진로·취업 역량 강화 프로그램(26개) △창업 역량 강화 프로그램(6개) △상담 프로그램(9개) 등 총 108개의 프로그램이 마련됐으며 신청은 학생역량지원시스템에서 할 수 있다.

이러한 운영 체계는 2021년 ‘비교과교육과정운영위원회’ 조직 후 2022년 정립됐다. 교육혁신실에 따르면. 이전에는 통합된 관리 주체 없이 각 학과나 부서가 개별적으로 운영했으나, 2017년 통합 운영 체계의 필요성이 본격화됐다. 2018년 시스템을 구축해 비교과 프로그램 가이드북이 만들어졌다. 교육혁신실은 “2017년 당시 비교과 활동 통합 및 마일리지 제도 등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는 점이 논의됐다”며 “위원회가 개별 운영 부서가 기획한 비교과 프로그램을 심의하고, 개별 부서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지금의 방식이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만족도 상승 추세

운영 체계가 자리 잡으면서 성과도 나타났다. 우리 대학이 매년 실시 중인 ‘비교과 프로그램 만족도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비교과 프로그램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는 상승 추세를 보였다. 2020년에는 긍정 응답(‘매우 좋다’·‘좋은 편이다’)이 70.51%에 달했다가 2021년 39.71%로 급감했지만, 현행 운영 체계가 시행된 2023년에는 46.2%, 2024년에는 44.6%로 점차 회복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부정 응답(‘나쁘다’·‘매우 나쁜 편이다’)은 줄곧 1% 안팎의 낮은 수치를 유지했다.

특히 ‘취업과 진로’ 탐색 관련 프로그램에 대한 학생 만족도가 높다. ‘2024년도 비교과 교육과정 만족도 설문조사’의 자유 의견 문항에서도 “직무 내용과 준비 자세 등에 대해 자세히 알게 돼 좋았다(답변1)”, “취업과 진로에 대해 전문가와 상담할 수 있어 좋다(답변48)”, “진로에 대해 생각을 깊게 해볼 수 있었다(답변55)” 등 다수의 긍정적인 답변이 포함됐다.

‘비교과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해 장학금을 수여하는 점도 학생들의 유인책이 되고 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활동 시간과 성격에 따라 1점부터 최대 50점까지의 마일리지가 차등 부여된다. 장학금은 입학 시점부터 학부 4학년 이상 재학생 중 누적 마일리지 상위자에게 1인당 최대 50~100만 원을 지급하는 ‘비교과 마일리지 종합 장학금’과 1~4학년 재학생 중 누적 마일리지 상위자에게 1인당 최대 20만 원을 지급하는 ‘비교과 마일리지 우수참여 장학금’으로 구성된다. 교육혁신실은 “마일리지 장학금에 대한 문의가 많다”며 “홍보책으로서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저조한 참여율은 여전한 과제

하지만 이 같은 높은 만족도에도 참여율이 저조하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앞선 만족도 조사에서 응답자 1,617명 중 46.57%가 “비교과 프로그램에 참여해 본 적 없다”고 답했다. B(의생명융합공학, 22) 씨는 “관심 있게 찾아보지 않으면 프로그램 존재조차 알기 어렵다”며 “주변 학생들도 정보를 몰라 참여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앞선 설문조사의 개선사항과 기타 의견을 묻는 문항에서도 “비교과 프로그램이 있는지 알기 힘들기에 홍보가 더 필요하다(답변 26)”, “몰라서 참여를 못하는 경우가 많아 공지가 잘 됐으면 한다(답변 61)” 등의 지적이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현재 우리 대학 교육혁신실은 매년 △가이드북 제작 및 배부 △마일리지 제도 포스터 배부 △비교과 마일리지 장학금 지급 등의 방식으로 비교과 프로그램을 홍보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학생의 입장에서 비교과 프로그램을 바라보고 필요한 부분을 찾고 홍보를 담당하는 ‘전공디자인팀 서포터즈(서포터즈)’를 도입했다. 교육혁신실은 “학교 홈페이지에 배너 확대, 축제 부스 운영, 비교과 프로그램 홍보 서포터즈 의견 청취 등 홍보 방식을 다양화하고 있다”며 “개선이 가능한 부분은 즉각 반영하고 그러기 힘든 부분은 적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웹 접근성과 캠퍼스 격차

우리 대학 '학생지원시스템'을 통해 '학생역량지원시스템' 사이트에 접속하는 루트. [우리 대학 학생지원시스템 사이트 갈무리]

비교과 프로그램을 두고 홈페이지의 직관성과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은 있다. 경우 비교과 프로그램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학생지원시스템(학지시)의 ‘학생역량’ 탭을 클릭한 후 ‘학생역량지원시스템’ 또는 ‘비교과 프로그램 신청하기’를 클릭해야 한다. 이는 올해 서포터즈의 건의에 따라 학생지원시스템(학지시)에 ‘학생역량지원시스템’ 탭을 만드는 방향으로 개선한 조치다. 하지만 처음 사이트에 접속하는 학생들이 바로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리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도 씨는 “학지시 사이트에 들어가서 여러번 클릭을 해야 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처음엔 복잡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서울시립대의 경우 ‘UOStory’라는 학교 포트폴리오 시스템에서 비교과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신청 가능한 비교과 프로그램 목록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대학 본 홈페이지의 메인 화면에서도 한 눈에 ‘UOStory’ 사이트 바로가기 창을 볼 수 있다. 서울대는 지난해 ‘비교과관리시스템’ 홈페이지를 별도 개설했다. 여러 기관의 프로그램을 한 곳에서 검색·신청할 수 있고, 기관도 모집, 선발, 수료 관리 절차를 같은 시스템에서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이다. 서울대 학생지원과는 “기존 학내 운영 기관에 산재하던 비교과 활동 정보를 표준화된 플랫폼으로 통합 제공해 접근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성균관대도 ‘학생성공센터’라는 별도 홈페이지에서 직관적으로 목록을 배치하고 관련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다.

학내 캠퍼스 간 격차도 해결되지 않은 과제다. 대다수 프로그램이 부산캠퍼스 중심이라는 점이다. 가령 우리 대학 도서관이 매년 진행하는 비교과 프로그램 ‘저자와의 만남’은 모두 당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진행되는데 종료 시각이후 부산캠에서 밀양캠으로 이동할 수 있는 통학버스가 없다. C(22) 씨는 “부산-밀양 캠퍼스 간 이동수단이 부족한 데 비해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부산캠에서 열려 밀양캠 학생들은 사실상 참여가 불가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교육혁신실은 “지난해부터 대학본부 차원에서 (개선 방안을) 꾸준히 논의 중이며, 실제로 지난해 밀양캠퍼스에 특강을 2차례 개최하는 등 보완 중”이라고 말했다.

우리 대학은 앞으로도 비교과 프로그램 활성화를 위해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교육혁신과 전공디자인팀은 “비교과 프로그램의 목표는 교과 과정에서 챙기지 못한 역량을 키우는 것”이라며 “향후 5년간 계속해서 5대 핵심 역량을 넘어 학생 성장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기획 및 보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엔 무엇보다 학생들의 (비교과 프로그램의) 접근성과 참여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학생들도 비교과 프로그램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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