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의대생 집단유급 위기
-우리 대학 등 유급 방지책 제출
-기한 내 동영상 수강시 출석 인정
-참여율 낮고 교육 질 보장 안돼
-의대생·교육부 강대강 대치 여전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에 반대하는 전국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가 장기화되자 ‘집단 유급’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의대생들이 교육부와의 대화마저 거부하고 나서 강대강 대치가 이어진다. 우리 대학 의대생 역시 유급을 피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24일 <채널PNU> 취재를 종합하면, 우리 대학을 포함한 전국 37개 의대가 교육부에 의대생 유급 방지 대책을 지난 10일 제출했다. 교육부가 제출 받은 것으로 밝힌 주요 방지책을 보면, △탄력적 학사 운영으로 수업 일수 보장 △임상실습 운영 일정 조정 △국시 일정 조정 등이 담겼다. 우리 대학 또한 국시 일정 연기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 대학을 포함한 전국 의대들은 비대면 원격수업을 확대해 정해진 기간 내에만 동영상 강의를 수강하면 출석을 인정하는 방식으로 수업 일수를 채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우리 대학 측은 유급 방지책을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우리 대학 교육혁신과 관계자는 <채널PNU>와의 통화에서 “학생들이 언제 복귀하느냐에 따라 상황이 바뀌기에 명확하게 (어떤 유급방지책을) 시행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들이 의대생들의 집단 유급을 막으려는 건 집단 유급 시 혼란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유급 시 장학금 대상이 되지 못하고 등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등 학생들이 겪게 될 불이익이 크다. 본과 4학년의 경우 국가고시를 응시하지 못한다. 지난 20일 교육부 측은 의대생들의 수업 복귀를 촉구하며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가 집단 유급으로 이어질 시 현 1~2학년이 피해를 입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급된 인원과 2025학년도 신입생이 함께 수업을 듣게 되는 것은 물론 인턴·레지던트 과정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우리 대학은 지난 4월 15일부터 대부분의 수업을 동영상 강의로 대체하고 있다. 일부 실습수업마저도 동영상으로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 대학 의과대학 한 교수에 따르면 현재 해부학 실습이 동영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해당 교수는 “보통 8명의 학생이 시신 한 구를 실습하는데, 지금 소수의 학생들이 시신을 사용하면 추후 학생들이 복귀했을 때 실습에 지장이 있어 동영상으로 수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설령 의대생들이 집단 유급이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임시방편적 교육으로 학생들이 교육과정을 제대로 이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동영상 강의로 수업의 질이 낮아진 데다, 이미 학생들은 동영상 강의를 대면 강의와 같이 열의를 가지고 듣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휴학계를 낸 우리 대학 의대생 A(21) 씨는 "플라토(부산대 온라인 교육 플랫폼)에 접속하지 않은 지 꽤 됐다"며 "실습의 경우에도 조가 맞춰져야 하기 때문에 아마 제대로 진행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교육부는 동맹휴학은 정당한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의대생들의 휴학 승인을 인정하지 않겠단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의사 국가고시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교육부는 브리핑을 통해 “국시 일정을 연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작년도 시험에 떨어지신 분들,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을 위해서 예정된 시험은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의대생들도 교육부의 대화 제안을 거절해 의대생과 교육부의 강대강 대치가 의대생들의 유급을 목전에 두고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지난 21일 교육부는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에 대화를 제안했지만 의대협은 “대화 의지를 진실되게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의 의대 학생단체 대화 제안은 지난 3월 이후 2개월 만이다.
한편 우리 대학을 포함한 20곳 이상의 대학은 의대 정원을 증원하는 것으로 학칙 개정 절차를 마쳤지만 △경북대 △경상국립대 등 일부 대학은 여전히 학칙 개정을 부결했다. 전국에서 학칙 개정을 처음으로 부결했던 우리 대학은 지난 5월 21일 재심의를 통해 학칙을 개정하기로 최종 결정한 바 있다(<채널PNU> 2024년 5월 22일 보도). 교육부는 꾸준히 학칙 개정을 부결하는 대학들에 대해 강경 대응을 할 것으로 밝힌 바 있어 향후 진통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기사
- 결국 의대 증원안 재심의··· 교수회 측 "불의에 굴복 말아야"
- 부산대 의대 증원안 전국 첫 부결 '파장'
- 출구없는 의정갈등··· 애꿎은 강의실만 텅
- 우리 대학 결국 학칙 개정··· 의대 "남은 판결 지켜봐야"
- [영상] 부산대 의대 증원안 ‘부결’ 교육부 “조치 검토” 경고
- [영상] 실습마저 온라인으로 혼란 속 부산대 의대
- 필수·지역의료 살릴 대책은 제자리
- [PUBS NEWS] 2024학년도 1학기 10회차 종합 뉴스 (24.05.31.)
- 머리 맞댄 의대 총장들, 정부에 지원책 요구
- PNU Medical School: Will Medical Students Flunk?
- 채용 가뭄에 간호대생 '시름'
- 학칙까지 바꿨지만 의대생 복귀는 감감무소식
- 우리 대학 의대, 수업도 평가도 '우려 투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