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 특별기구인 교지 효원
-탈퇴 후 동아리 운영 계획 전해
-가을호 미발행 교지실 방치 등
-운영 어려움 타개책으로 풀이

우리 대학 총학생회(총학) 특별기구로 67년 전통을 이어온 교지 ‘효원’이 특별기구 탈퇴 의사를 밝혔다. 그간 잦은 발행 차질을 빚어온 효원은 동아리로 전환해 재정비의 계기로 삼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로 인한 위상 추락에 아쉬운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온다.

지난 11월 27일 촬영한 효원 교지편집위원회가 사용하는 교지실 입구. [김소영 기자]
지난 11월 27일 촬영한 효원 교지편집위원회가 사용하는 교지실 입구. [김소영 기자]
지난 11월 27일 취재 당시 문창회관에 위치한 교지실 내부. [김소영 기자]
지난 11월 27일 취재 당시 문창회관에 위치한 교지실 내부. [김소영 기자]

6일 <채널PNU> 취재를 종합하면 교지 효원은 특별기구 탈퇴 후 동아리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총학생회칙 제6장에 따르면 특별기구는 매 회기마다 예산안을 작성해 대의원총회(대총)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효원은 지난 2024년 상반기 대총에서 작성한 예산안 양식이 변경된 예산 작성 형식과 어긋나며 예산안이 부결됐다. 이후 예산안을 재작성해 2024년 상반기 임시 대총에서 가결됐다(<채널PNU> 2024년 3월 14일 보도).

효원의 편집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학생회비를 지원받지 않음에도 매번 대총 예산안을 작성해 온 것에 의문을 느껴 특별기구 탈퇴라는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유찬주(국제학, 20) 편집장은 “대총 전에 예산안을 작성해야 하는데, (학생회비 지원이 없기에) 필요성을 못 느꼈고, 이를 알릴 필요가 없다고 느껴 탈퇴를 생각했다”며 “(예산안) 준비가 쉽지 않기도 하고, 작성 준비 기간을 대총 하루 이틀 전에 알려줘 이를 총학에 건의하기도 했으나 나아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효원의 특별기구 탈퇴 여부는 다음 해 1학기 대의원총회 논의 및 인준 과정을 거쳐 확정된다. 우리 대학 서승범(대기환경과학, 21) 총학생회장 권한대행은 “총학생회는 특별기구 운영에 있어 탈퇴 의사가 있으면 자유롭게 받아주고 있다”며 “해당 기구 측에서 (탈퇴) 의사를 밝혔으니, 이를 받아들이고 대총에서 관련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기구 탈퇴 시 총학에서 대여해 주고 있는 교지실 사용도 어려워질 수 있다. 또한 현 편집장의 임기 만료가 임박해 특별기구 탈퇴 의사는 다음 대총에서 인준될 신임 편집장에 따라 번복될 수 있다.

효원이 특별기구 탈퇴라는 결정을 하게 된 건 현재 효원이 처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가을에 발행돼야 했던 144호 발행도 지연돼 지난 12월 5일까지 인쇄조차 되지 못했다. 유 편집장은 “광고사 측에서 먼저 연락이 와 가을호와 겨울호를 통합하기로 해 올해 가을호는 없다”며 “잡지 디자인을 진행하고 있으며 다음 달쯤에 발행될 것 같다”고 말했다.

기존에 사용했던 교지실은 리모델링 이후 정비 인력 부족을 이유로 1년간 방치돼 있다. 우리 대학 시설과에 따르면 교지실이 위치한 문창회관 316호 공사 기간은 지난해 2월 8일부터 3월 6일까지였다. 유 편집장에 따르면 효원은 공사 후 교지실 내부를 정리할 만한 인력이 부족했으며 그로 인해 비대면으로 활동할 수밖에 없었다. 유 편집장은 “최근 리모델링을 했으나 짐 정리에 동원할 부원이 부족해 방을 아예 쓰지 못해 짐이 방치돼 있다”며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비대면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지 발행을 위해 운영되는 편집회의도 부재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초까지 효원에서 활동했던 우리 대학 재학생 A(경영학, 21) 씨는 “현재 효원은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아무렇게 쓰면 되는 구조”라며 “기사의 완성도, 교지에 대한 기자의 애정, 구성원 간 유대감 등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과거 2년간 활동했던 부원 B 씨는 “활동할 당시 기획안만 10번 이상 회의하고 디자인, 사진 등 모든 것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며 정성스럽게 만들었다”며 “회의의 과정 없이 어떻게 지금까지 (교지가) 나올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효원은 특별기구 탈퇴 후 중앙동아리나 과 동아리로 운영하더라도 기존처럼 외부 광고 수주를 받아 운영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교지는 우리 대학을 대표하는 교지라는 명목으로 외부 광고 수주를 받아 잡지 발행과 원고료 지급을 하고 있다. 유 편집장은 “기존에 계약한 광고사 및 출판사와 오랜 기간 작업해 왔기에 광고 수주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지도 교수 또는 동아리 지원 사업으로 (비용을) 추가적으로 충당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학내 언론 역할을 담당해야 할 효원이 제 역할을 못 하는 상태로 동아리 전환을 결정한 상황에 대해 효원에서 활동한 부원들은 우려와 안타까움을 표했다. 부편집장을 역임한 전예솔(신문방송학 15, 졸업) 씨는 “동아리로 전환한다면 자치 기구의 지위일 때보다 더 많은 부분을 총학의 영향권 아래 두게 될 것”이라며 “동아리로 전환하면 어떤 권리로 취재를 할 수 있을지, 광고를 받을 수 있을지 의아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검열되지 않은 진짜 부대생의 생각을 담는 공간이란 자부심을 갖고 활동했고, 열심히 지켜온 공간인 만큼 현재의 결과가 아쉽다”며 “도와줄 수 있다면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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