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국감서 지적된
-부마항쟁 역사성 기념 부족
-시설·교육 여전히 제자리에
-"종합적 접근 노력 필요"

우리 대학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부마민주항쟁에 대한 역사성 기념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으나 여전히 개선이 미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마민주항쟁의 발원지인 대학 스스로 부마민주항쟁을 기리는 움직임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 대학 10.16 기념관 외관. [채널PNU DB]
우리 대학 10.16 기념관 외관. [채널PNU DB]
우리 대학 10.16기념관 1층 로비 좌측에  부마민주항쟁 기념 그림이 걸려있다. [채널PNU]
우리 대학 10.16기념관 1층 로비 좌측에  부마민주항쟁 기념 그림이 걸려있다. [채널PNU]

18일 <채널PNU> 취재를 종합하면 우리 대학은 국정감사(국감) 지적사항에 대한 시정 조치를 아직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10월 18일 진행된 2024년도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준혁 의원은 ‘10.16기념관의 기념 기능 부족’과 ‘교양 수업 미편성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10·16기념관(기념관)’은 1979년 10월 16일 우리 대학에서 발발한 부마민주항쟁을 기념하기 위해 2005년 부산캠퍼스에 세워졌다. 부마민주항쟁은 유신체제에 저항해 우리 대학에서 마산(현 창원)까지 확산된 대표적인 민주화 운동이다. 정부는 2019년 10월 16일 이를 국가기념일로 지정했고, 우리 대학도 2023년 9월 26일 학칙을 개정하며 개교기념일 외 첫 학교 기념일로 지정한 바 있다.

하지만 해당 기념관은 ‘이름만 있을 뿐, 기능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당시 김 의원은 “10·16 기념관은 사실상 강당과 사진 패널뿐”이라며 “역사성과 교육적 역할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10·16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정광민(경제학 78, 졸업) 이사장 역시 “기념관이 역사적 기념 공간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취재진이 지난 8월 27일 직접 확인한 기념관의 현실도 마찬가지였다. 1층 로비에는 그림 한 장, 계단 벽면에는 패널 두 개가 전시된 것이 전부였다. 내부는 주로 동아리 공연이나 연극 등 문화행사 무대로 활용되고 있었다. 기념관을 찾은 안병우(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 24) 씨는 “기념관이라기엔 안내가 너무 부족하다”며 “처음 들어왔을 때 사진 한 장만 덩그러니 있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우리 대학은 현실적인 한계를 이유로 10·16 기념관에 대한 즉각적인 개선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캠퍼스기획과 캠퍼스기획팀은 “캠퍼스 내 가용 부지가 부족하고, 노후 건물의 재건축이 선행돼야 해 1~2년 내 우선 사업화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캠퍼스 마스터플랜에 기념관 전시·시설 보강을 중장기 과제로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재 △상설·기획전 구성 △해설·교육 프로그램 상설화 △기념 시설물 확충 등 핵심 개선안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은 제시되지 않았다.

부마민주항쟁을 기념하는 공간뿐 아니라 교육 연계도 지지부진하다. 국감 당시 김 의원은 “역사성에 걸맞는 교양 교육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지만, 지금까지 부마민주항쟁 관련 정규 교과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우리 대학 총무과는 “기념시설물 부재 지적은 담당인 캠퍼스 기획과에 전달했으나, 교육 연계 부족에 대한 지적은 서면상 명확한 요구가 없어 구체적 이행 대상으로 판단되지 않아 조치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 대학에는 교양교육원이 2022년부터 부마민주항쟁연구소와 협업해 비교과 프로그램 ‘대학과 민주’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2005년부터 교양 과목 ‘5·18항쟁과 민주·인권’을 운영하는 전남대와 2021년부터 ‘역사 인물로 배우는 광주 정신’을 정규 교양으로 편성한 조선대 등 대학과 지역을 발원지로 한 역사를 ‘정규 교과’로 운영하는 타 대학과 비교하면 부실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 이사장은 “단발성 비교과 프로그램에 머무르지 말고 정규 교양과목으로 상설 개설해야 구성원의 역사 인식이 실질적으로 제고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전남대는 5·18연구소를 중심으로 온라인 전시와 현장 탐방 프로그램을 병행하고 2020년 약 80억 원을 투입해 교내 기념 공간 11곳을 ‘민주길’로 조성했다.

결국 부마민주항쟁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서는 시설, 교육, 구성원을 잇는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 이사장은 “기념관 리뉴얼, 해설 프로그램, 탐방형 교과를 포괄하는 지속 가능한 기념 체계를 갖춰야 한다”며 “10월 16일을 일회성 기억의 날이 아닌 일상적 학습과 체험이 축적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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