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단 창단 7개월 지연
-창고로 방치된 연습실
-공인자격증 과목 추진
-설문조사만 하고 멈춰
우리 대학 제56대 총학생회(총학) P:New의 미진한 공약 이행이 지적 받고 있다.
지난 8월 30일 총학의 임기가 3분의 2 이상 지났지만, 공약 이행률을 점검한 결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19건의 공약 중 이행이 완료된 것은 3건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미이행 공약 중 △부산대학교 공식 응원단 △효원방범대 사업 △공인자격증 일반 선택 과목 확대는 총학의 내부 운영 사정을 이유로 별다른 논의 없이 지연되거나 다른 사업으로 대체되면서 총학의 공약 운영이 부실한 것 아니냐는 우려와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8월 30일 <채널PNU>의 취재를 종합하면 ‘공식 응원단’을 창단하겠다는 총학 공약은 당초 2월에 단원을 모집하기로 했던 계획이 7개월 가까이 미뤄지며 9월 개강을 앞두고서야 단장단 모집에 들어갔다. 관내 지구대와 업무협약을 맺고 우리 대학 안전을 위해 진행되던 ‘효원 방범대’는 소리 소문 없이 폐지됐고, ‘공인자격증 일반선택 과목 확대’는 지난 3월 설문조사 시행 이후 어디에도 진행 상황이 공유되지 않았다.
■7개월 지연된 이름 없는 응원단
학내 구성원들의 관심을 불러 모은 ‘부산대학교 공식 응원단’은 아직 이름도 정해지지 않았다. 총학이 1년간 시행할 사업에 대해 인준받는 대의원총회(대총) 당시 제시됐던 계획안에선 학우들의 의견을 받아 네이밍 공모전을 진행하겠다고 했지만, 단장단을 모집한다는 공지가 올라온 지난 8월 말까지도 관련 언급은 없었다. 지난 3월 4일 우리 대학 입학식 축하 공연을 위해 무대에 오른 롯데 자이언츠 조지훈 단장이 “부산대학교 공식 응원단이 창단될 예정이라고 한다”고 전하며 학내 구성원들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해당 계획안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응원가 공모전인 ‘드림 오브 그라운드’와 병행해 우리 대학 공식 응원단의 응원가 공모전을 열겠다는 계획도 올해 내에는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지난 6월 롯데 자이언츠는 제2회 드림 오브 그라운드를 열고 7월에 수상작들을 발표했다.
지난해 3월 만들어진 우리 대학 응원단 소모임 ‘플루밍’은 공식 응원단 창단 소식에 올해 2월부터 활동을 이어가지 않고 있다. 플루밍은 당시 △경성대·울산대 등 타대학 응원단과의 협력 △대동제 참가 △중앙동아리 승격을 준비 중이었다. 플루밍의 응원단장은 “지난 2월쯤 있었던 총학과의 공식 미팅에서 여러 문제로 인해 저희가 공식 기관이 되기 어렵다고 말했다”며 “총학 산하에 공식 응원단이 만들어지면 연습실과 단복이 모두 지원된다기에 (그렇게 되면) 우리 모임이 지속적으로 운영되기 어려울 것 같아 활동을 종료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응원단 사업이 지연되는 사이 응원단의 연습실 목적으로 비워진 문창회관 4층 세미나실은 수개월째 먼지 쌓인 잡동사니로 가득했다. 학내 구성원에게 대여하는 공간으로 만들어진 곳이지만 본래의 목적도 잃은 채 물건이 아무렇게나 방치된 창고로 쓰이고 있었다. 총학 측은 “관련 예산 확보 및 대학 본부와 협의 과정에서 일정이 지연돼 미뤄진 (응원단 창단) 계획이 7월부터 진행됐다”며 “9월 초부터 세미나실을 보수해 완성되는 대로 응원단 실로 사용할 예정”이라 밝혔다.
■효원방범대는 조용히 폐지
‘24/7 안전캠퍼스 조성’의 세부 공약이었던 효원방범대 사업은 조용히 폐지됐다. 지난해 제55대 총학 ‘Shall:We’가 장전지구대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진행한 효원방범대는 평일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학생과 경찰이 함께 캠퍼스 내부와 장전동 일대를 도는 야간 학내 순찰 봉사 활동이었다. 현 총학은 해당 사업 연장을 선거 공약으로 내세우며 지난 3월 대총 당시까지도 사업을 계속해서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효원방범대가 사라지고 한 학기 내내 캠퍼스 내 치안 관련 공약은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 총학 측은 효원방범대를 대총 직후 △늦은 활동 시간으로 인한 안전 우려 △낮은 만족도 △학생들의 체력적 어려움으로 인해 폐지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24/7 안전캠퍼스 조성을 위해 당초 교내 안전 실태 조사 보고서를 만들어 범죄예방환경을 만들겠다는 총학의 계획은 9월 이후로 늦춰졌다. 총학은 안전캠퍼스 관련 공약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2학기에 효원인을 대상으로 교내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장소를 수합 받을 계획에 있다”며 “현실적인 안전캠퍼스 조성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총학은 효원방범대 대체 활동으로는 안전캠퍼스 사업과는 무관하게 학생회 임원들로 구성된 밀양캠퍼스 인근 농촌 봉사활동(농활)을 구상하고 있다. 효원방범대는 국립대학 육성 사업의 지역 사회 기여 지원의 일원으로 예산을 받아 운영됐는데 사업이 폐지되자 그 예산을 농활에 쓸 예정인 것이다. 이창준(지질환경과학, 22) 총학생회장은 지난 8월 21일 <채널PNU>와의 통화에서 “(효원방범대에서) 가장 우려되는 점은 참여 학생들에 대해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것”이라며 “농촌에 가서 총학생회·단과대·학과 임원들과 농촌 활동을 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고 말했다.
■공인자격증 과목 개설은 여전히 ‘내부 논의 중’
지난 3월 우리 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던 ‘공인자격증 대비 일반선택 과목 개설’ 설문조사 이후 상황에 대해 총학생회는 ‘내부 논의 중’이라고 답했다. 지난 8월 28일 <채널 PNU> 취재 결과 유관 부서인 학사과는 설문 결과를 전달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학사과 관계자에 따르면 “총학생회 구성 후 첫 상견례 자리에서 언급되었으나 현재 학사과로 전달된 설문 결과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총학 최한결(수학, 22) 교육정책국장은 “지난 학기 중에는 내부 연구에 집중해 공인 자격증 일반선택 과목에 관한 주제로 미팅은 아직 진행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총학은 겨울 도약학기에 공인자격증 과목 개설을 목표로 한다고 전했지만 실제 과목 개설을 위해선 내부 논의만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혁신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도약학기 과목 개설을 위해선 강의 교수, 강의 장소 및 실습 장소, 개설 강좌 타당성 등이 요구된다. 대총 당시 총학은 사업 추진계획을 밝히며 1학기 내에 교육혁신처(현 교육혁신본부) 및 교양교육원과 과목 개설 논의를 마무리 짓고 2학기 중 시범 운행을 통해 2025학년도 1학기부터 정식 강좌로 개설하겠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그러나 목표가 겨울 도약학기로 당겨졌음에도 강좌 개설을 위한 유관 부서 간 논의는 아직 시작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학사과 관계자는 “총학으로부터 전달받은 내용이 없어 과목 개설 여부에 대해서 알 수 없다”고 답했다.
한편 총학은 지난 8월 19일 <채널PNU>의 취재에 “지연된 공약과 사업은 이번 학기 중으로 추진할 계획”이라 밝혔다. 4개월도 채 남지 않은 임기 동안 총학이 시행해야 할 공약은 △부산대학교 공식 응원단 창단 △효원방범대 대체 밀양 농촌 봉사활동 △공인자격증 일반선택 과목 확대 시행 외에 △GPA 환산 규정 개정 △2025 교육과정 학생 위주 개편 △예비군 학습 선택권 부여 △순환·통학버스 이용 환경 개선 △지자체 연계전공 공모전 시행 △기숙사 및 학생식당 개선 △위원회에서 개진한 의견 공유 등이 있다.
